서양 게이머들은 왜 댓글로 '이브'와 '피오나'에게 환호를 보냈나

국내 신작 게임들의 체험 플레이가 해외 게이머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일으켰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 게임 퀄리티와 캐릭터 디자인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시프트업이 개발한 '스텔라 블레이드', 넥슨이 최근 프리 알파 테스트를 실시한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다. 각각 PS5와 PC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며, 스텔라 블레이드는 소니의 직접 유통과 함께 4월 26일 출시된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시프트업의 특징이 농축된 콘솔 게임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에서 주인공 이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리며, 특유의 매력적인 여성 화풍과 과감한 노출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 이브뿐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 비주얼을 극히 섬세한 정성으로 구현하는 등 장인 정신이 나타난다.

한 유저는 유출된 체험판 중 일부 장면을 녹화해 트위터(X)에 업로드했다. 그저 주인공 이브가 14초 동안 사다리를 오르고 내려갈 뿐인 이 영상은, 열흘이 채 지나지 않아 조회수 3,200만을 넘기고 있다. 등 뒤 시점에서 노출된 체형과 모션이 일종의 '경탄'을 자아낼 만큼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넥슨의 '빈딕투스' 역시 비슷한 결에서 관심의 대상이 됐다. 아직 액션의 기본 틀을 완성한 초기 단계이지만,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캐릭터 디자인은 서구권 커뮤니티에 빠른 속도로 알려졌다.

'마비노기 영웅전' IP 계승작다운 액션과 함께, 알파부터 여러 코스튬을 입으면서 비주얼 체험도 가능했다. 테스트 가능 캐릭터 중 피오나의 의상은 파격적인 노출을 담은 코스튬도 일부 섞여 있었다. 특정 부위 흔들림이나 모션 디테일도 적극적으로 반영한 모습이 눈에 띈다.

북미의 한 유명 스트리머는 빈딕투스 테스트 버전을 플레이한 뒤, 피오나의 의상과 춤 모션을 행복하게 감상하는 자신의 모습을 담아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이라는 클립 영상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방송 채팅과 댓글 역시 최근 캐릭터 성적 어필에 엄숙주의로 흐르는 서구권 게임계를 지적하며 환영을 보이는 분위기다.

'빈딕투스' 피오나의 전투 플레이
'빈딕투스' 피오나의 전투 플레이

두 게임은 모두 국내 기준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이며, 그에 걸맞는 수위는 지키고 있다. 또한 단순히 노출을 통한 성적 어필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게임 뼈대와 만듦새가 준수하기 때문에 기대가 높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위의 스트리머 역시 마찬가지다. 빈딕투스 첫 플레이는 남성 캐릭터인 리시타로 실행했으며, 캐릭터 노출을 보기 전부터 "아직 프리 알파인데도 굉장히 잘 만들었고 퀄리티에 놀랐다"는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주요 긍정 평가는 전투에서 나왔다. 

스텔라 블레이드 또한 높은 수준의 아트워크, 다채로운 스타일리시 액션이 핵심 기대 요소로 꼽힌다. 스토리에 공을 들이는 시프트업 전작들 특성도 주목을 받으며, 최근 트레일러에서 선보인 인게임 플레이 퀄리티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게임의 진정한 평가는 출시 후 알 수 있겠지만, 진지한 고민 없이 노출만을 승부로 내세운 게임이라고는 결코 생각하기 어렵다. 그랬다면 소니가 실제 게임을 살펴본 뒤 한국 최초 세컨드파티로 스텔라 블레이드를 영입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스텔라 블레이드' 트레일러에 공개된 또다른 캐릭터
'스텔라 블레이드' 트레일러에 공개된 또다른 캐릭터

콘솔 게임계에서 캐릭터 성 상품화를 둘러싼 신경전은 일본과 서구권 게임계 사이에서 줄곧 있었다. 일례로 '파이널 판타지16' 출시 당시 서구권 일부 매체에서 "핵심 캐릭터 중 흑인은 왜 없느냐", "성소수자 등 성적 다양성이 부족하다" 등 PC 의제를 내놓으며 눈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게임의 재미와 경험이다. 미형의 단일 인종만 등장하는 게임도 훌륭한 작품성과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 모든 유색인종과 성적 성향을 다 넣은 게임의 메시지가 반드시 좋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니어 오토마타'는 출시 전 주인공 2B의 둔부 노출로 화제와 논란에 시달렸다. 하지만 게임이 노출과 별개로 호평을 받기 시작하자 2B는 매력적 주인공 캐릭터의 상징 중 하나가 됐다. 지금까지 수많은 게임에 콜라보레이션으로 참여하며 존재감을 유지하기도 한다.

억지로 감추고 성적 매력을 줄이려 하는 서구권 분위기에 유저들이 지친 가운데, '스텔라 블레이드'와 '빈딕투스'의 과감한 디자인은 뜻밖의 화두가 됐다. 성별을 불문하고 가상 캐릭터에게 개방적인 표현을 허용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까. 어느 쪽이 진정으로 진보한 것인지, 한 번쯤 물음을 던져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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