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 재개발, 개발자 실시간 대화... '진짜 소통'의 표본 보여줘

[게임플] 출시 후 '부정적'이었던 스팀 평가를 최근 '압도적으로 긍정적'까지 끌어올린 게임이 화제다. 네오노비스의 '이지투온 리부트: R'이 그 주인공이다. 

이지투온 리부트: R은 1999년 시작된 한국 대표 리듬게임 시리즈 이지투디제이의 명맥을 잇는 게임이다. 이지투 시리즈는 과거 아케이드 플랫폼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으나, 오프라인 게임장 쇠락 이후 존폐의 위기를 겪었다.

이후 PC온라인 플랫폼으로 부활을 꾀하며 이지투온과 이지투온 리부트를 연이어 내놓았지만, 둘 모두 1년을 넘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해야 했다. 리듬게임에 맞지 않는 과금모델과 기술적 불안정이 실패 요인이었다.

이지투온 리부트: R 역시 출시 초반 고난의 행군이었다. 2021년 3월 스팀에 얼리액세스로 첫 선을 보였고, 동시에 게임 자체가 제대로 구동되지 않는 수준에 이르면서 '대체로 부정적'까지 평가가 떨어졌다. 스팀 평가가 복합적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게임 이미지에 치명적이다. 물론, 반등에 성공한 게임은 손에 꼽는다.

이렇듯 열악한 첫인상을 남긴 게임이 어떻게 대반전를 만들었을까. 반년 동안 게임 개선은 쉬지 않았다. 개선량뿐만 아니라, 패치 내용의 질 또한 핵심을 꿰뚫고 있었다. 

거짓말처럼 '정점'을 찍은 최근 평가

초창기 유저들이 지적해온 문제는 수없이 많았다. 1순위 숙제는 '정상적 플레이가 가능한 환경'부터 조성하는 것이었다. 무한 검은화면 로딩 현상을 출시 이틀 만에 없앴고, 프리징 현상과 UX 개선, UI 구조 개편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다.

가장 큰 전환점은 7월 13일 클라이언트 개편이었다. 단순한 개선을 넘어서 뼈대를 처음부터 재개발하는 리뉴얼 개념이었고, 핵심 개발자 폭스비(FOX-B)가 "게임의 98%를 갈아엎었다"는 말을 남길 만큼 대작업이었다. 

테스트 서버를 따로 만들어 점검할 정도로 공을 들인 끝에 신규 클라이언트가 정식 추가됐다. 유저 반응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고질적 문제였던 로딩과 프레임이 완전히 다른 게임처럼 빨라졌으며, 버그 역시 대부분 사라졌다. 

잠시 숨을 돌릴 법도 하지만, 수정과 개선 패치는 휴식 기간도 없이 이어졌다. 일련의 과정에서 놓치지 않은 것은 신곡 추가였다. 리듬게임에서 곡은 곧 콘텐츠다. 매달 최소 하나 이상의 곡이 무료 업데이트됐고, 리마스터 BGA는 더 많은 숫자가 추가됐다. 

9월 16일 마침내 추가된 멀티플레이 모드는 이지투온 리부트: R이 확실하게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상징했다. 일련의 과정이 시너지로 쌓인 끝에 서버 문제 하나 없이 깔끔한 동시플레이가 이루어졌다. 

추가와 동시에 활성화된 멀티플레이

출시 초 플레이 자체가 불가능했던 이 게임은, 반년 사이 스팀 내 모든 리듬게임 가운데서도 가장 지연시간이 적게 느껴지는 게임으로 재탄생했다.

네임드 개발자가 디스코드에 상주하면서 유저 의견을 경청하고, 패치 계획이 정해질 때마다 투명하게 공개해 추가 의견을 받으면서 실시간 양방향 소통이 이루어졌다. 일시적 행사가 아니라, 출시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실시하는 대화다.  

게임에서 '소통'의 진짜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게임이 유저 소통을 우선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유저들의 날 선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면전에서 받아들이는 곳은 드물다. 개발자와의 대화를 상시 오픈하는 곳은 더더욱 없다. 

게임사와 유저가 서로 오해 없이 입장을 이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대안을 함게 생각해나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소통이다. 이지투온 리부트: R은 이론으로 존재하는 그 운영을 실제 행동에 옮겼다. 결과는 유저들의 완벽한 만족이었다.

이지투 시리즈의 잠재력은 여전하다는 말이 계속 있었다. 비록 PC 플랫폼에서 실패가 이어졌지만, 20년 넘게 쌓인 명곡과 패턴 퀄리티는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만든 기반이었다. 좋은 재료가 제대로 된 역량을 만나 마침내 부활에 성공한 것이다.

이지투온의 부활은 리듬게임 장르 발전에도 호재다. 마찬가지로 존폐에 길에 놓였던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보다 앞선 2017년에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로 화려하게 부활했고, PC 스팀으로 자리를 옮겨 제2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 리듬게임의 양대산맥이었던 IP들이 스팀을 통해 다시 선의의 경쟁을 시작했다. 진정한 노력과 소통은 게임 하나를 되살리고, 업계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이지투온 리부트: R의 환골탈태는 지금 게임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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