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콘텐츠 공략 등 던전앤파이터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장지의 솔직담백한 TALK

[게임플] 넥슨의 대표 온라인 게임 중 하나인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가 어느덧 16주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최근엔 여름 업데이트를 앞두고 귀검사(여)의 신규 전직 ‘블레이드’를 비롯해 새로운 던전 ‘균열의 주시자’와 ‘파멸의 인도’, 데미지 압축, 캐릭터 선택 개편 등 다양한 요소들의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어 이용자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처럼 던파가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와중에 기자는 오랫동안 던파를 즐겨온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인 장지를 만나 던파에 대한 이야기나 바라는 점과 앞으로의 방향성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던파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장지 – 안녕하세요. 이전에 서면으로 인터뷰를 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만나서 하는 인터뷰는 처음이기도 하고,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 오셔서 인터뷰하는 줄 알고 많이 긴장했는데 젊으신 분들이라 많이 놀랐네요.

정준혁 기자 – 안녕하세요. 매번 유튜브 시청하면서 한 번쯤 만나서 인터뷰를 해보고 싶었는데,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로 질문하면서 같이 이야기하는 방향으로 진행할게요. 현재 던파하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게 높은 계단식 파밍 구조로 콘텐츠 진입장벽이 높아진 부분인데, 장지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장지 – 현재 파밍 방식은 커뮤니티에서도 많은 말이 나오고 있는데, 저도 되게 공감되는 부분이에요. 던파는 매번 만렙이 확장될 때마다 시즌제로 운영하고 있어요. 이번 시즌은 100레벨 시즌인 셈이죠.

개발사 측에선 시즌마다 새로운 느낌을 줘야 이용자들도 신선하다고 느낀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번 할렘 시즌엔 꾸준히 하면 누구나 에픽을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가 이번엔 좀 더 운에 치중된 방식으로 변경됐어요.

그래서 다음 만렙 확장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시즌이 열리면 이용자들의 반응을 토대로 이번 시즌의 문제점들을 보완한 다음 바꾸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시작하는 사람들이 저희가 겪어왔던 과정을 그대로 똑같은 시간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부분이니까 이번 여름 이벤트에서 많은 부분이 해소됐으면 좋겠네요.

문원빈 기자 – 특히나 던파 계단 중에서 '검은 연옥'이랑 함께 추가된 ‘장비 옵션 변환’이 이번에 진입 장벽을 크게 높였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장지 – 맞아요. 장비 옵션 변환의 경우, 무엇보다도 같은 부위 장비라도 최대치가 다르다 보니까 계승이 안된다는 점이 가장 치명적이에요.

만약에 지금보다 더 좋은 신화 아이템을 먹게 되면 장비 세팅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데, 증폭이나 마법 부여, 시로코/오즈마 에픽은 아이올라이트를 사용해서 계승 또는 융합 분리를 사용해서 옮기는 게 가능해요.

하지만 기존 장비에 옵션 변환 최대치를 띄웠다고 해서 바뀐 장비로 이전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니까 바뀐 장비들의 옵션을 다시 돌려야 해요.

저는 이번 100제 시즌이 다양한 대신에 자유롭게 원하는 세팅이 가능하다는 점이 재미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이번 옵션 변환 때문에 그 재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어요.

차라리 최대치 옵션을 뽑아낸 장비를 다른 장비로 계승할 때 다른 장비를 최대치로 계승하게 만들었으면 좋았겠지만, 개발사 입장에선 이용자들의 파밍 기간을 늘리려고 한 것 같아요.

안 그래도 이번에 계승 덕분에 증폭이나 강화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되니까 칼레이도 박스로 신화 옵션이나 무형의 잔향 옵션을 돌리게 만들어서 부족한 수익을 충당하려는 의도가 느껴지더라고요.

정준혁 기자 – 그래도 시로코 에픽의 경우, 지난 3월에 좀 더 편하게 얻을 수 있도록 무형의 잔향을 정가로 구매할 수 있게 하거나 퀘스트 요구 재료를 낮추는 등 완화하는 패치를 도입했죠. 근데 기존 항아리에서 무형의 잔향이 나오지 않게끔 해줬으면 좋겠더라고요.

장지 – 맞아요. 예전엔 잔향을 먹으려고 항아리를 열었다면 지금은 반대 상황이 됐죠. 이것도 개편했으면 좋겠어요.

옛날에는 저도 게임사가 패치한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먼저 불만을 가졌었는데, 게임을 오랫동안 하면서 보고 듣는 것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생각을 달리 하게 되더라고요.

원래 게임사는 방학숙제가 밀려서 벼락치기하듯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로드맵을 그려 놓은 다음에 순차적으로 패치를 하는 방식이잖아요? 그래서 지난 시로코 레이드 개선도 이용자들이 어느 시기에 큰 불만을 가질 것인지 어느 정도 예측한 다음 도입하는 식으로 했으리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이게 개발사가 가지고 있는 딜레마라는 생각도 들어요. 왜냐하면 처음부터 스트레스도 없고 빠르게 졸업해버리면 게이머들은 금방 이탈해버리니까 일정 기간 붙잡아 둘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결국 확률이에요.

물론 운에 의한 확률이 언제까지고 계속될 수 없기 때문에 이번처럼 개선이 진행되는 것이고, 이게 결국 게임사와 게이머 간의 좁혀지지 않는 입장 차이라고 생각해요.

문원빈 기자 – 그래서 제일 아쉬웠던 부분이 그 차이를 조금이나마 줄이는 요소가 디렉터님의 직접적인 소통인데, 그게 잘 안 되고 있는 부분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장지 – 그렇죠. 그 부분은 디렉터님이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을 하는 것과 아무런 소통 없이 운영하는 거랑은 차원이 다르죠.

옛날엔 강정호 디렉터님이 이용자들이랑 소통하려고 글을 자주 작성하셨는데, 일련의 사건들을 겪은 이후론 소극적으로 바뀌신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이번 퍼스트서버 업데이트 땐 콘텐츠별로 코멘트를 단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매번 업데이트가 올라오면 저를 포함해 많은 크리에이터분들이 해당 업데이트에 대한 의도에 대해 각자 의견을 이야기하지만, 어디까지나 게임사의 의도를 추측하는 것뿐이지 오피셜은 아니기 때문에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최근 이걸 가장 크게 느꼈던 패치가 바로 ‘에테르나’였어요. 에테르나가 다소 갑작스럽게 추가된 콘텐츠였지만, 분명히 이를 추가한 기획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결국 이 의도를 말해주지 않으면 유저들은 그저 효율을 계산하고 좋다 나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고, 에테르나를 추가한 이유에 대해 각종 추측이 난무하게 되죠. 그러니 다음부턴 지금처럼 최소한의 코멘트라도 추가해줬으면 좋겠어요.

문원빈 기자 – 퍼스트 서버하니까 이번에 업데이트된 신규 직업 ‘블레이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쏠린 상태인데, 장지님도 유튜브에 블레이드 25초 딜 사이클이나 노피격 솔로 플레이 영상 등 다양하게 올리셨더라고요.

장지 – 아무래도 오랜만에 나오는 신규 전직이다 보니 좋든 나쁘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받고 있죠. 그래서 저도 퍼스트서버에 블레이드가 추가되자마자 방송을 키니까 시청자들이 몰려서 평가를 물어보셨어요.

우선 제가 기준에서 블레이드는 기존에 좋은 캐릭터들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한 캐릭터에요. 그리고 다른 직업에선 볼 수 없었던 사운드나 스킬 이펙트, 특수 스킬 컷신 등의 디테일이 느껴져서 개발진들이 정말 모든 걸 갈아 넣었구나 생각했어요.

물론 기존 캐릭터들의 단점을 보완해서 평소 불편했던 부분들을 개선해줬으면 훨씬 좋겠지만, 수익창출을 위해서 신규 캐릭터를 내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에 강하게 만든 부분은 어느 정도 납득해요.

기껏 신규 캐릭터를 만들어서 추가했는데, 단점이 많고 약하면 결국 아무한테도 관심을 못 받으면 힘들게 만든 개발사 입장에선 신규 캐릭터로 인한 성과가 없으니까 많은 슬픈 상황이 되는거죠.

블레이드는 특수 액션 발동 시 전용 컷신이 나온다

문원빈 기자 – 저도 장지님 이야기에 어느 정도 공감해요. 그런데 이번에 개발자 노트로 공개된 블레이드 전용 지역 던전이 추가된다고 예고하면서 아쉬웠어요.

장지 – 맞아요. 이번에 여름 이벤트가 시작되면 이번 기회에 새로운 캐릭터를 육성하는 기존 이용자나 다른 직업으로 시작해보고 싶은 신규/복귀 이용자들도 있을 텐데, 지역 던전은 결국 블레이드를 키우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잖아요?

저야 물론 블레이드를 육성해볼 예정이기 때문에 괜찮지만, 다른 이용자들을 고려했을 때 이번 지역 던전을 모든 직업들이 다 이용할 수 있는 던전으로 만들지 왜 블레이드 전용으로 만들었을까라는 아쉬움이 있어요.

정준혁 기자 – 이번 퍼스트 서버에 블레이드 외에도 신규 던전 추가나 캐릭터 선택 방식 개편, 데미지 압축 등 다양한 업데이트 추가됐는데, 이와 관련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장지 – 이번에 추가되는 콘텐츠가 ‘균열의 주시자’랑 ‘종말의 인도’인데, 여기서 살짝 이후 스토리 떡밥을 뿌리는 건가 싶은 느낌도 받았고, 무엇보다도 보상 자체는 엄청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절망의 광석도 주는게 신규 이용자 입장에선 더 좋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캐릭터 선택 개편 관련해선 엄청 좋다고 생각한게 매번 새로운 시즌이 열릴 때마다 신규 이용자들이 유입될 때, 캐릭터를 추천할 때 일러스트부터 스킬을 보여주면서 추천하고 싶었어요.

그전에는 1차 각성까지만 미리 볼 수 있는 와중에 음질이나 화질도 나빠서 답답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에 전반적으로 다 교체하면서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데미지 압축은 지금 오즈마 레이드 3단계 기준으로 오즈마의 체력이 550조인데, 그럼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면 평소에 쓰지도 않는 단위로 넘어가게 될 테니까 언제 할지 궁금했던 부분이었는데, 다행히 이번에 진행하더라고요.

정준혁 기자 – 확실히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직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개선이 이뤄진 부분은 던파가 좋은 쪽으로 변화를 주려는 점에서 좋은 업데이트인 것 같아요.

마지막에 오즈마 이야기가 나온 김에 오즈마 이야기도 잠깐 해보죠. 퍼스트 서버에서 최초로 3단계 클리어에 성공하셨는데, 도전하면서 느꼈던 오즈마 레이드만의 장단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장지 – 일단 이런 콘텐츠가 필요했다는 것을 가장 절실히 느꼈어요. 왜냐하면 던파에는 사실상 콘텐츠들의 난이도가 세분화되지 않아 고스펙 이용자부터 일반 이용자까지 모두 같은 난이도로 도전하고 클리어하니까 열심히 스펙을 올릴 이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캐릭터 하나의 스펙을 올릴 비용으로 여러 캐릭터를 동일한 수준까지 올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로 인해 다른 게임들이 자신의 장비나 컨트롤 등을 뽐낸다면, 던파는 자신의 스펙보다도 내가 이정도로 많은 캐릭터를 육성했다라는 것을 자랑해요. 그러다 보니까 이용자들이 한 캐릭터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키우지 않으시더라고요.

다른 예시로 유명하신 빵문님 같은 경우엔 한 캐릭터에 많은 돈을 쓰셨는데, 신규/복귀 이용자들과 같은 수준의 레이드를 돌고 있으니 스펙이 높아도 의미가 없는 느낌이 강하죠.

물론 스펙에 의한 격차가 너무 벌어지는 것도 좋지 않지만 이전의 던파는 이 간극을 해소하는 걸 너무 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지난 검은 연옥 때부터 도입됐던 난이도 조절 시스템 덕분에 저처럼 지혜의 산물로 세팅한 고스펙 이용자들은 같은 오즈마 레이드라도 좀 더 높은 난이도를 도전할 수 있게끔 만든 것은 마음에 들었어요.

솔직히 고스펙 이용자들이 이전부터 원하던 부분이 이 스펙을 이용해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원한 것뿐이지 고스펙만 클리어하고 특별한 보상을 얻어서 꿀을 빨고 싶다 이런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이번 3단계 보상을 보면 낮은 단계랑 보상 차이가 엄청 차이가 나지 않아요.

단점 같은 경우, 아무래도 어려운 콘텐츠가 나오면 빠질 수 없는 게 직업 차별이에요. 동일한 스펙을 맞추더라도 직업마다 끌어낼 수 있는 데미지가 다르다 보니까 밸런스를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더라고요.

또한 콘텐츠 적인 부분에선 저는 던전별로 유기적인 구조가 던파 레이드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오즈마 레이드는 그런 부분에서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요.

많은 사람들한테 지금까지 했던 레이드 중에서 어떤 레이드가 재미있었는지 물어보면 대부분이 안톤 레이드를 이야기해요. 실제로 유튜브 커뮤니티에 투표를 올리기도 했는데 안톤이 압도적인 득표율을 얻기도 했고요.

안톤이 고평가 받는 이유가 함포를 깨면 맵에 떨어지던 불똥이 안 떨어지고, 연기를 막지 않으면 다른 던전에 연기가 차오르는 등 각 던전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서 사람들이 이걸 풀어내면서 클리어하는 재미가 강했어요.

특히 안톤 시절엔 평상시엔 딜이 안 들어가지만 캐릭터를 붙잡는 타이밍에 피하면 허공을 껴안으면서 딜이 잘 들어가는 시간을 만드는 등 개인기가 많아서 재밌었는데, 지금은 그저 보스를 만나자마자 아포칼립스를 사용하고 모든 스킬을 퍼부어서 깨는 방식뿐이에요.

오즈마만 보더라도 특정 던전을 깨면 데미지가 오르고, 열쇠 던전을 깨면 보스로 가는 길이 열리는 등 파티가 서로 협력한다기보다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해졌어요. 다음에 나오는 레이드는 좀 더 혁신적으로 바꿔서 재밌는 레이드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문원빈 기자 – 강정호 디렉터님이 개발자 코멘트로 언급했듯이 인지하고 계시니 나중엔 달라지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현재 던파의 고질적인 문제인 버퍼난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을 것 같아요.

장지 – 이것도 던파의 풀리지 않는 숙제 같아요. 저는 안톤 레이드 때부터 했다 보니까 크루세이더가 이계 던전부터 좋았는데, 적어도 그 당시엔 강제되진 않았잖아요?

사실 그때도 없어서 못 데려갈 정도로 엄청 좋긴 했어요. 근데 안톤 레이드부터는 크루세이더를 데려가지 않으면 못 깨게끔 나오니까 어쩔 수 없이 끝까지 들어오길 기다렸어요.

그 당시에 저는 크루세이더를 데려가지 않아도 되게끔 무조건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나중에 크루세이더를 열심히 키운 사람 입장에선 하향돼서 데려가지 않아도 클리어할 수 있게 되면 불합리한 상황이 나올 수 있으니 결국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고 봐요.

문원빈 기자 – 근데 또 서포터를 키우는 사람들은 솔로 플레이가 안되는 부분에서 불만이 많기도 하죠.

장지 – 그렇죠. 그래서 버퍼를 하향해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상황이 되면 굳이 데려갈 이유가 없어지니까 안 그래도 솔로 플레이가 힘든 직업이니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게 결국 힐러가 아닌 버퍼라서 생기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 상황을 마냥 방치해선 안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해결책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어요.

문원빈 기자 – 최근 로스트아크를 꾸준히 즐기고 계시는데, 혹시 메인 게임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나요?

장지 –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어요. 저도 바보가 아니라 던파 시장 자체가 좁은건 알고 있는데 솔직히 바꾸려면 진작에 바꿨죠. 저는 예나 지금이나 다른 게임들 보다 던파가 더 좋아요.

보통 사람들이 던파 전문 방송이랑 메이플스토리 방송이랑 구독자 수를 비교하시는데, 방송하시는 분들이 뛰어난 것도 있어요. 하지만 이전에 메이플스토리에서 로스트아크로 사람들이 넘어갔을 때, 이용자 수가 크게 늘어났을 정도로 이용자 수부터 차이가 나요.

제가 방송을 시작했던 이유도 방송으로 크게 성공하겠다는 생각보단 그냥 던파가 좋아서 시작했고, 하다 보니까 유튜브에 영상까지 올리게 됐어요. 그래서 저는 던파가 서버 종료 공지를 하지 않는 이상 바꿀 생각이 없어요.

정준혁 기자 – 지금 말씀으로 알 수 있듯이 장지님의 던파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데, 자신을 이렇게 만든 던파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장지 – 첫 번째가 바로 스토리에요. 왜냐하면 지금처럼 다음 업데이트가 나오지 않는 시기엔 일반 이용자들은 지쳐서 쉴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제가 던파를 쉬지 않고 기대하게 되는 게 바로 스토리의 몰입감이라고 생각해요. 옛날부터 수백 가지의 게임을 다해봤지만, 대부분은 마을이 침공당했어요 도와주세요와 같이 단순하게 흘러가요.

근데 던파는 이 NPC가 어떠한 사연을 가지고 있고, 악인으로 보였지만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등 인물들의 사연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실마리를 풀어가면서 다음 스토리가 기대되니까 그 매력에 빠져들었어요.

제가 중학교 때부터 던파를 시작했는데, 그 당시엔 주변에서 다들 유행처럼 하니까 따라서 했다 보니까 스토리에 관심은 크게 없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때도 로터스가 죽으면서 자신이 예언대로 죽는다는 말에 무슨 예언이었는지 되게 궁금했어요.

나중에 던파를 계속 즐기다 보니까 옛날에 뿌려졌던 떡밥들이 회수되면서 놀랐었는데, 이때부터 제대로 빠져드는 계기가 됐어요.

정준혁 기자 – 저도 한창 여러 게임 스토리를 찾아보다 장지님 유튜브에서 던파 스토리를 상세하게 다뤄줘 재미있게 봤었어요. 혹시 스토리 영상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장지 – 던파 스토리 같은 경우, 던전이나 레이드를 하더라도 단순히 아이템을 파밍하기 위해 가는 것보다 우리가 왜 이 보스를 잡아야 하는지 알고 몰입하면 훨씬 재밌는데, 많은 사람들이 ESC를 누르면서 넘기는 걸 보면 아쉬웠어요.

그래서 수익 목적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던파의 방대한 스토리를 알아주고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제 욕심을 90%정도 반영해서 만들게 됐어요.

정준혁 기자 – 맞아요. 특히 이번 오즈마가 이벤트 스토리부터 메인 스토리, 떡밥까지 빼놓을 것 하나 없이 인상적이었죠.

장지 – 그 부분은 저도 소름이 돋았어요. 농담이 아니라 제가 그런걸 볼 때마다 예전부터 흥분될 정도로 진짜 좋아해요. 그래서 얼른 다음 스토리가 나와서 떡밥이 풀렸으면 좋겠어요.

문원빈 기자 – 스토리하니까 생각나는 게 로스트아크를 시작하시면서 캐릭터 점핑을 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1레벨부터 스토리를 하나씩 보면서 하시는 걸 봤어요.

장지 – 네 맞아요. 로스트아크 스토리도 되게 재밌게 봤어요. 특히 다른 MMORPG에선 볼 수 없었던 높은 퀄리티의 연출들로 구성돼 있어서 스토리를 끝까지 진행한 지 꽤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요.

정준혁 기자 – 로스트아크의 스토리나 연출은 확실히 인상적이었죠. 혹시 로스트아크를 즐기면서 느낀 이 게임만의 장단점이 있을까요?

장지 – 던파와 로스트아크 둘 다 같은 RPG지만 던파는 방을 만들어서 깨고 나오는 MORPG고, 로스트아크는 필드에서부터 다른 사람들이랑 콘텐츠를 즐기는 MMORPG니까 제가 던파에서 주지 못하는 재미를 로스트아크가 다 제공했어요.

특히나 저는 모험의 서와 같이 요리부터 숨겨진 이야기 등 수집하는 것을 되게 좋아해요. 그런 부분이 로스트아크에 풍부하게 있다 보니까 콘텐츠가 많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자 재미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끊임없는 콘텐츠를 원했던 게이머들의 이상향이나 다름없는 게임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 그래픽도 좋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로스트아크의 단점으로 쿼터뷰를 꼽으시는데, 저는 이 게임이 자유롭게 화면을 돌리는 게임이었다면 어느 정도 나이 있으신 분들은 많이 피곤했을 것 같아요.

문원빈 기자 – 아까 장지님이 이야기했지만, 중간에 메이플스토리나 던파를 즐기던 사람들이 많이 유입됐는데, 일반론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게임을 즐길 때, 플레이 성향이 완전 다르더라고요.

던파를 하셨던 분들은 1레벨부터 스토리를 하나하나 보면서 즐기는 분들이 많았고,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바로 캐릭터 점핑을 한 다음에 아이템 레벨을 빠르게 올려서 오랫동안 즐겨왔던 저보다 아이템 레벨이 높은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정준혁 기자 – 저도 로스트아크에서 레이드를 하다 보면 시점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긴 했어요.

근데 쿼터뷰 자체가 어떻게 보면 로스트아크만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 결국 적응하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잘 하고 있어요.

다시 던파 이야기로 돌아가서, 에테르나 시너지 같은 경우 파티를 모집할 때 환영하는 사람이랑 싫어하는 사람이 두드러지더라고요. 장지님은 에테르나 장비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장지 – 저는 에테르나를 애초에 네오플이 추가한 의도가 안톤 레이드 시절이랑 지금을 비교하면 파티 조합 구성이 많이 달라졌어요.

그 당시엔 영역의 지배자 세트를 장비해 브레멘의 레벨을 극대화한 소울브링어나 순간이동 패턴이 많은 네임드를 붙잡아 둘 수 있는 홀딩 전담 등 다양한 조합을 연구하고 도전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시너지가 통일되면서 굳이 조합을 생각할 필요 없이 퓨어 딜러, 시너지, 버퍼만 보고 구하면 되니까 필수로 데려가야 할 직업이 없어요.

실제로 지금 국내 이용자랑 중국 이용자가 말하는 걸 보면 조합을 짜는 재미가 없어지면서 레이드 자체의 재미도 떨어졌다고 이야기해요. 그래서 네오플도 이번 에테르나를 통해서 조금씩 조합을 구성하는 재미를 부활시키려고 시도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갑자기 옛날로 롤백시키면 그것대로 큰일이기도 하고, 이걸 위해서 밸런스 패치를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니까, 이번 에테르나가 캐릭터의 스킬이 아니라 장비로 시너지를 추가하는 첫 단계라고 봐요.

근데 처음에 도입했을 때, 성공적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이용자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지 않았던 부분은 개인적으로 좀 아쉬워요.

그래도 최근에 제가 영상을 올리기도 했지만, 에테르나 장비를 맞춰서 무한 넨가드를 사용하는 세팅이 커뮤니티에서도 엄청 화제가 됐던 것처럼 다른 직업들도 이런 빌드가 연구된다면 조합 짜는 재미가 무궁무진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에테르나를 업데이트했을 때, 디렉터님이 기획의도를 안 알려주셨는데, 앞으로는 코멘트를 달아서 꼭 이야기해줬으면 좋겠어요.

정준혁 기자 – 저도 에테르나가 처음 업데이트됐을 때, 갑자기 이게 왜 나왔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에테르나 장비를 맞추면 그 캐릭터의 딜 자체는 떨어지니까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을 수 있잖아요. 혹시 신화 아이템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장지 – 신화 아이템에 대해서 저는 반반이라고 생각해요. 옛날엔 에픽 아이템이 지금의 신화처럼 나오길 간절히 바라지만 쉽게 먹을 수 없는 환상의 아이템 같은 느낌이었어요.

근데 나중에 에픽 아이템의 허들이 낮아지면서, 너도나도 에픽 아이템을 장착하게 되니까 누구나 낄 수 있는 교복이 됐죠. 그게 지속되니까 사람들이 에픽 아이템을 먹어도 예전만큼이나 뿌듯한 느낌이 없어졌죠.

그래서 이번 신화 아이템 자체가 기존 에픽 아이템을 먹고 기뻐하던 시절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게 만들었다는 취지 자체는 좋았어요. 실제로 저도 오즈마 3단계 클리어 성공한 것을 제외하면 100제 시즌에서 제일 기뻤던 게 신화를 먹었을 때였어요.

하지만 신화 아이템 간에 성능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도 있고, 너무 희귀하게 설정하다 보니까 제 히트맨이 1년이 자난 다음에 겨우 먹었듯이 운에 의존하는 아이템이라고 하기엔 스트레스가 너무 컸어요.

거기다 운이 좋게 신화를 먹었다고 하더라도 어떤 신화 아이템을 얻었는가에 따라 효율이 천차만별이라서 그 부분은 조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이 부분만 해소된다면 사람들의 신화 아이템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해요.

문원빈 기자 – 그렇죠. 안 그래도 진각성 이후 밸런스 문제도 있는데, 신화 아이템 하나로 밸런스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니까요. 거기다 진각성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밸런스가 패치가 단순히 수치를 조정하는 수준이라 개선을 기대했던 이용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많았죠.

장지 – 이번 밸런스 조정이 참 아쉬웠던 게 지금 던파에 캐릭터가 엄청 많잖아요? 그래서 이게 재밌게 잘 조합되려면 캐릭터마다 단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레이븐은 공격 스킬이 많은 대신 홀딩기가 하나도 없고, 얼티밋 디바는 홀딩이 좋은 대신 딜이 좀 낮은 편이에요.

그럼 이제 오랫동안 홀딩을 할 수 있는 던전이 추가되면 사람들은 레이븐보다 얼티밋 디바를 데려가고, 반대로 홀딩이 안되고 딜이 필요한 던전일 땐 얼티밋 디바 대신 레이븐을 데려가니까 조합을 생각하는 재미가 있어서 이러한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좋다고 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당 직업이 가지고 있는 버그나 불합리한 딜 구조와 같은 부분을 방치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고, 충분히 개선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준혁 기자 – 저도 이번 밸런스 패치는 좀 아쉬운 부분이 많았는데, 이 부분도 개발자 노트에서 언급하셨듯이 다음 밸런스 패치는 잘 됐으면 좋겠네요.

장지님하면 떠오르는 게 지혜의 산물로 아이템을 세팅해서 모든 직업 중 1위를 차지해서 화제를 모은 것이잖아요?

저도 주 캐릭터가 정령사 신화를 끼고 있어서 할기의 링을 구매하고 사용했을 정도로 지혜의 산물 덕분에 세팅이 다양해진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하지만 지혜의 산물이 계승이 되지 않으니까 걱정이 많으실 것 같아요.

장지 – 아무래도 제가 지혜의 산물에 골드를 많이 써서 세팅한 사람이다 보니까 실제로 시청자 분들도 방송에서 지혜의 산물 계승 관련 질문을 계속 주시더라고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저도 많이 불안해요.

그렇다고 지혜의 산물을 계승할 수 있게 만들자니 밸런스 문제가 일어날 것 같아서 개발자들 입장에서도 애매할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옛날에 자주 쓴 방식 중 하나로 100제 지혜의 산물을 105제 지혜의 산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을 생각해보기도 했어요.

만약 그렇게 되면 개발사 입장에서도 100제 콘텐츠가 계속 활성화되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 좋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결국 이용자들이 이걸 좋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죠.

또 다른 방법으론 지혜의 산물마다 획득 방식이랑 성능에 따라서 희귀도를 매기고 그 희귀도가 같은 지혜의 산물끼리만 계승되게끔 하거나 분해했을 때 105제 지혜의 산물 개조 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 등도 생각해봤어요.

문원빈 기자 – 저희가 준비한 질문은 여기까지네요. 마지막으로 강정호 디렉터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장지 – 가장 기다린 시간이 왔네요. 처음에는 소통도 자주 하셔서 좋게 보고 있었는데, 요즘엔 소통을 안 하시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 조금 아쉽고, 최근에 퍼스트 서버 패치를 한 것처럼 코멘트도 많이 적어주고 소통도 많이 하면서 재미난 던파를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평소에 개발자 노트도 많이 살펴보고 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합방 같은 거 해보면 좋겠어요.

정준혁 기자 – 강정호 디렉터님에게만 한마디 하면 아쉬우니까 시청자분들께도 한마디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장지 – 항상 제 유튜브 영상 재밌게 봐주시고, 방송도 재밌게 시청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제가 매번 준비된 상태에서 방송을 한 것이 아니다 보니까 미흡한 점이 많은데, 그런 부분은 앞으로도 수정해 나가면서 더 좋고 재밌는 영상과 함께 성장한 방송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준혁 기자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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