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구분 없이 뛰어난 컨트롤로 게이머들의 눈을 호강시켜주는 스트리머

[게임플] FPS 장르에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플레이어들의 플레이를 감상하면 본인도 모르게 감탄사를 절로 흘러나오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을 지녀야만 고수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평가되는 만큼 특정 FPS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는 이용자가 다른 FPS 혹은 다른 장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최근 '명예훈장(조성민)'이라는 스트리머가 많은 게이머의 시선을 주목시켰다. 14살의 어린 나이에 '2012 버블파이터 제1차 챔피언스컵'에 참가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FPS에 타고난 재능을 보여준 바 있다. 

이후 그는 개인 방송을 통해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그의 플레이에 많은 게이머들이 감명을 받아 매번 수천 명의 시청자가 몰렸고 고정 팬들도 급증했다.

하지만 버블파이터의 인기가 점점 줄어들 무렵, 그는 2016년에 메인 콘텐츠를 오버워치로 변경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당시 그의 버블파이터 플레이를 보고 싶었던 시청자들이 발걸음을 끊으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그는 자신의 재능을 살린다면 다시금 시청자들이 찾아온다고 굳게 믿으며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그 노력을 헛되지 않았다. 선천적으로 뛰어난 동체시력과 분석력을 가진 그는 대한민국 3대 겐지 중 한 명으로 등극해 제2의 전성기를 이끌어 낸 것이다.

이후 지인들과 같이 결성한 팀으로 대회에 출전해 프로게이머로서 활동을 시작했으나, 오버워치 특성상 팀 호흡이 맞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없기에 1년 만에 스트리머로 복귀해 방송 활동에 집중했다. 

오버워치가 한창 여러 문제로 인해 이용률이 감소하자 그는 메이플스토리를 메인 게임으로 변경했다. FPS에서 RPG로 바꾼 만큼 걱정도 됐지만, 자신의 장점인 컨트롤을 보스 솔로 플레이에 적용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확신했고 이것이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특히, 당시 메이플스토리 최종 보스였던 '검은 마법사'와 군단장 보스 솔로 플레이를 여러 직업으로 성공하면서 보스 콘텐츠에서 권위자로 불렸다. 최근에는 전체 스펙이 상승한 만큼 검은 마법사도 솔로 플레이로 성공한 이후 자신의 주력이자 서포터 직업인 '제로'로 도전 중이다.

또한, 로스트아크에서의 활동도 남다르다. 잠깐 즐길 생각으로 시작한 이 게임에 애정이 생겨 빠르게 스펙 상승을 하기 시작했고 군단장 레이드인 발탄과 비아키스의 모든 기믹을 확실하게 파훼하면서 실력을 쌓아갔다.

이렇듯 매번 새로운 게임에 도전할 때마다 자신의 장기인 컨트롤로 두각을 보이는 '명예훈장'. 기자도 그의 방송을 매번 즐겨보는 만큼 직접 만나 컨트롤의 비결과 앞으로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한다.

[명예훈장] 안녕하세요. 트위치TV, 유튜브, 아프리카TV에서 메이플스토리, 로스트아크를 메인 콘텐츠로 즐기는 명예훈장(조성민)입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너무 놀랐어요. 어떤 질문이 나올 지 굉장히 떨리는데 성심껏 답변할테니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QR코드 인증을 모르는 분위기였는데…

[명예훈장]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지만, 원래 집에서 자주 나가지 않는 편입니다. 이전에 다른 곳에선 QR코드가 아닌 종이에 따로 이름을 기재하는 방식이었기에 카카오톡을 사용해서 QR코드를 찍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 당황했습니다. (옆에서 친절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행이었어요).

 

Q. 동수칸, 괴물쥐와 쿠크세이튼을 도전했다. 함께 하게 된 이유가 알고 싶다. 

[명예훈장] 발탄과 비아키스를 재밌게 즐겨서 쿠크세이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그때 괴물쥐 방송을 보시던 시청자들이 제 방송에 오셔서 '괴물쥐가 명예훈장을 노리고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제가 또 낯을 가려서 직접 섭외를 하진 않거든요. 당시에는 쿠크세이튼의 인원수를 몰랐기 때문에 만약 8인으로 나오면 이전에 같이했던 유치원 파티로 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쿠크세이튼이 4인이라는게 확정되자 괴물쥐가 '쿠크세이튼 나오면 같이 갈래?'라고 선뜻 제안해 주셨죠. 이전부터 저도 괴물쥐랑 같이 해보고 싶던 참이라 덥석 물어버렸습니다.

 

Q. 한창 쿠크세이튼 퍼스트 클리어를 도전하는 와중에 귓속말로 '클리어했습니다 XD'라고 보내 화제가 됐다.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명예훈장] 그 당시 쿠크세이튼 퍼스트 클리어를 도전하는 상황이었고 마지막 페이즈를 가장 먼저 본 상태라서 솔직히 속이 끓어올랐습니다.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던 상황에서 놓친 것과 비슷한 거 있죠? 지치기도 했고 많이 아쉬운 상태에서 귓속말을 받으니까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이후 감정을 배제하고 다시 생각해 보니까 그 분이 순수하게 축하를 받고 싶어 귓속말을 보낸 거라는 생각이 들어 진심으로 축하해드렸어요. 그런데 당시 제가 방송을 킨 상황이라 일종의 기폭제가 된 것 같습니다. 

나중에 게시물이랑 댓글들을 다 봤어요. 물론 그 분이 대처를 잘못해서 문제가 커지긴 했죠. 그래도 저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사과도 하셔서 용서해 드리기로 했으니 시청자들도 화를 가라앉혀 주셨으면 좋겠어요. 

 

Q. 현재 공개된 로드맵에 의하면 쿠크세이튼 다음으로 아브렐슈드가 추가된다. 같이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명예훈장] 만약 퍼스트 클리어 멤버로 도전할 경우 제가 생각하는 3박자인 멘탈, 기믹을 파훼 능력 등을 포함한 실력, 장시간 지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체력이 잘 갖춰진 사람들과 도전하고 싶어요.

그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현재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하고 있는 매드라이프, 울프, 행수과 같은 전 프로게이머 선수들과 함께 도전하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쿠크세이튼 다음으로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는 몽한군단장 아브렐슈드

Q. 서브 캐릭터로 리퍼를 육성하고 있다. 메인 캐릭터인 인파이터를 병행하면서 느낀 장단점이나 특징을 말한다면? 

[명예훈장] 우선 인파이터는 체력·방어 계수가 높고 DPS도 준수한 육각형 캐릭터입니다. 타격감도 좋고 기동력도 빠른데 재미도 있어 초보자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한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가 MVP 욕심이 있어도 동일 스펙일 경우에 인파이터로는 MVP를 차지하기 꽤 어렵습니다.

그걸 해소하기 위해 손을 댄 캐릭터가 바로 리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달의 소리 리퍼는 지난 밸런스 패치에서 하향되기도 했고, 갈증 리퍼가 체술 인파이터와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육성하고 있습니다. 

계속 육성해보니 DPS도 확실히 준수한 것 같고 무엇보다 보스를 넘어다니는 '나이트메어'와 이동기인 '디스토션'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또한, 갈증 리퍼는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이 빨리 도는 편이라 스킬을 무한으로 사용할 수 있어 플레이할 때 쾌감이 느껴집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 리퍼 쪽에 좀 더 마음이 기운 상태이기도 해요. (25강 재련에 무기 품질이 높고 어빌리티 스톤을 9/7로 깎아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일단 전체적인 방어구 레벨부터 올려야 해서 나중에 인파티어와 동일해지면, 앞으로 추가될 군단장 레이드의 기믹에 따라 더 좋은 직업을 선택해서 퍼스트 클리어를 도전할 계획입니다. 

 

Q. 이전에 무기 25강 성공 시 메투스 제도를 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정말로 성공해서 메투스 제도를 도전하는 모습을 재밌게 봤는데, 감상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명예훈장] 제가 어렸을 때 무서운 만화책을 보면 방에 불을 켜고 자거나, 방문을 열고 밖에 불을 키고 잤을 정도로 공포물을 싫어해요. 특히, 어두운 방 안에서 문을 닫지 못할 정도로 무서운 걸 싫어합니다. 그래서 공포게임을 아예 안 하죠. 

그래도 방송에서 시청자들이 요청을 하면 아주 가끔 공포 게임을 보여줬어요. 그래도 한동안 공포 게임을 하지 않았다 보니 메투스 제도를 경험할 때 굉장히 오랜만에 공포를 영접할 수 있었죠. 

아까도 말했듯이 저는 공포 내성이 없어 메투스 제도를 입장했을 때부터 너무 무서웠어요. 하지만 메투스 제도의 진짜 공포는 퀘스트를 깰 때까지 끊임없이 트라이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걸 깨달은 거예요.

공포도 반복되면 점점 줄어드니까요. 반복하면서 메투스 제도를 못 깨는 제 자신에 너무 화가 나서 게이머로서 승부욕이 발동됐죠. 결국 “지금만큼은 공포를 극복하자”는 생각으로 클리어했습니다. 문제는 방송을 끝내고 자려고 하니까 귀신과 괴물들이 생각나서 고생을 했습니다.

Q. 로스트아크가 개선하길 바라는 것이 있다면?

[명예훈장] 개인적으로 보통 보스 콘텐츠를 위주로 많이 즐기는 편이라 혼자서 보스를 도전하는 콘텐츠를 늘려줬으면 좋겠어요.

메이플스토리에서도 보스들을 혼자서 클리어에 도전하는 걸 즐겨왔는데, 로스트아크 레이드는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는 것에만 집중해서 다소 아쉽습니다. 

원래 RPG 자체가 협동이나 파티 플레이를 선호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저는 엔드 콘텐츠의 모든 기믹을 혼자 파훼해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클리어하면 또다른 성취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지금 최종 콘텐츠인 군단장 레이드들을 별도로 파티를 꾸릴 필요없이 혼자 입장해서 진행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명예보상만 제공한다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물론, 군단장 레이드 자체가 파티로 도전하지 않으면 넘길 수 없는 기믹들이 많아 무리라고 생각하는데, 나중에 따로 혼자 도전해볼 수 있는 콘텐츠가 추가되면 좋겠습니다. 

추가로 DPS 미터기도 추가되길 바랍니다. 물론, 분쟁의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나타내는 DPS 미터기가 아닌 현재 MVP 시스템을 개선해서 클리어한 시점의 성적을 조금만 더 상세하게 알 수 있게 변경한 지표 정도만요.

방금 생각난 것은 보정 콘텐츠, 시스템도 개선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보정에선 좋은 캐릭터와 안 좋은 캐릭터 사이에 격차가 발생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보정 시스템의 밸런스 구조나 보정 방식을 변경해 격차를 좁힐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현재 최고 난이도인 '발탄(헬)'이나 나중에 추가될 다른 군단장들의 헬 난이도를 도전해볼 의향이 있는지?

[명예훈장] 무조건 도전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현재 보정 콘텐츠에서 클래스의 성능 차이가 확연해서 있어 특정 직업들을 모집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니까 보정 콘텐츠들이 어느 정도 개선된 이후 자유롭게 하고 싶어요.

이번 쿠크세이튼(리허설)에서 스킬 룬이 적용되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했으니 개발진도 변화의 의지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보정 콘텐츠의 변화를 지켜보고 조만간 도전해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메이플스토리에서 이제 막 보스를 도전하는 입문자들을 위한 조언한다면?

[명예훈장] 일단 보스의 스킬을 일반 스킬과 특수 스킬로 구분하면 적응하기 편해집니다. 일반 스킬은 한쪽으로 유도해서 회피하고 위에서 내려오는 공격, 즉사기와 같은 특수 스킬은 자리를 미리 정해서 그 쪽으로 최대한 회피하는 게 핵심이죠.

직업을 잘 정하는 것도 중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즉사기 패턴에서 무적기가 없거나 DPM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져 클리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거든요. 

 

Q. 세렌이 출시된 지 시간이 꽤 흘렀다. 언제쯤 도전할 계획인지 알고 싶다.

[명예훈장] 세렌이 출시된 직후 도전하긴 했지만, 패턴이 모두 즉사기라 절망적이었어요. 지금도 파티는 구성해 놓은 상태입니다.

일단 지금은 클리어가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도전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일일 퀘스트를 통해 심볼을 성장시키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이전에 세렌에게 도전했으나 쓴 맛을 봤었다

Q. 현재 메이플스토리와 로스트아크 두 게임을 병행하고 있다. RPG 특성상 매일 해야 하는 숙제들이 있다 보니 두 개를 다 챙기다 보면 지치기도 한다. 만약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게임을 선택할 것인지?

[명예훈장] 로스트아크는 일일 퀘스트를 안 할 경우 휴식 게이지가 쌓여서 매일 수행해야 한다는 부담이 덜한 편입니다.

반면, 메이플스토리는 최종 보스를 잡기 위해선 매일 일일 퀘스트를 2년 동안 빠짐없이 해야 하기 때문에 강제로 메이플스토리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RPG 분야에선 메인 게임이니까 메이플스토리에 애정이 더 크기도 하죠.

 

Q. 종합 게임보다는 특정 게임에 집중하다가 메인 게임을 바꾼 경험이 많다. 기존 게임을 보던 팬들이 아쉬운 반응을 보이지 않는지? 

[명예훈장] 예전에 한창 버블파이터 방송을 하고 있을 때, 계속 버블파이터 방송만 하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을지 미래를 한 번 그려봤어요. 언제까지 버블파이터만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해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온 거죠. 

물론, 당시 오버워치로 넘어가면서 버블파이터를 보기 위해 오셨던 팬들이 버블파이터 왜 버리냐, 배신하냐는 등 반응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오버워치가 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만큼 지금도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처음 오버워치로 변경했을 때 버블파이터를 보기 위해 수천 명 이상의 시청자들이 몰렸던 시절보다 시청률이 많이 줄어서 걱정이 많았어요.

그러나 걱정만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결국 제 플레이를 좋아해주는 고정 팬도 늘어나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게 됐습니다.

당시 버블파이터를 보던 시청자들도 어느 정도 나이를 먹었으니, 그때 제가 왜 이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실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종목을 변경하면서 제 자신이 재미있는 게임을 하면 시청자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걸 알았죠. 나중에 메이플스토리를 해보니까 이걸 메인 콘텐츠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FPS에서 RPG로 장르까지 바꾸면서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게 됐는데, 이것도 제 장점을 살려서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열심히 하고 있는 로스트아크도 잠깐 휴식하는 차원에서 시작했는데, 멋진 연출에 흠뻑 빠져들었고 기존 로스트아크 스트리머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 줘서 계속 방송 콘텐츠로 재미있게 즐기고 있죠. 

메인 게임을 바꿀 때마다 찾아와서 봐주는 시청자들에게 항상 감사하고 새로 유입되는 시청자들도 어떤 매력을 느껴서 와준 건지는 모르겠지만, 방송을 봐줘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표 콘텐츠였던 직업별 솔로 플레이 콘텐츠는 더 이상 볼 수 없다

Q. 메이플스토리와 로스트아크 모두 대리 게임을 전면 금지했다. 과거 캐릭터를 대여해 여러 콘텐츠를 다룬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명예훈장] 다른 게이머의 계정을 빌려 보스 솔로 플레이를 도전하는 게 제 주력 콘텐츠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게임사에서 하지 말라면 하지 않는 것이 옳은 일이지 제가 불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죠. 공지가 올라온 뒤로는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만의 콘텐츠가 사라진 격이라 많이 아쉽긴 하지만, 시청자들도 제가 규정을 어기는 걸 원치 않으시고 저도 이에 불응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결론적으로 대리 문제는 '리그 오브 레전드'나 여러 게임에서 이전부터 있던 문제였고, 형평성 문제로 보면 메이플스토리, 로스트아크와 같은 RPG 쪽에서도 이를 금지하는 것에 당연히 동의합니다. 

 

Q. 메이플스토리와 로스트아크 레이드를 모두 경험해본 입장에서 각 레이드에서 느꼈던 재미를 이야기한다면? 

[명예훈장] 메이플스토리 같은 경우 레이드를 하루에 한 번 밖에 도전하지 못하니까 하루가 지나면 입장 횟수가 초기화되는 걸 이용합니다. 저녁 11시 혹은 11시 30분쯤 레이드에 입장해서 12시 이후에 다시 트라이 하는 방식이죠. 

트라이 횟수가 적다 보니 신규 보스가 나오면 기믹 파훼 속도가 다소 느리고 기믹 구성의 한계가 있어 즉사기나 위에서 떨어지는 공격을 모두 회피해야 하는 슈팅 게임 패턴이 많아요. 난이도로만 따지면 메이플스토리가 조금 더 높은 것 같습니다. 

로스트아크의 경우 레이드를 도전할 때 트라이 횟수 제약 없이 무한정으로 트라이가 가능하니까 기믹 파훼 속도도 빠르고 특정 패턴에 카운터를 치면 사람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서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로스트아크를 하게 된 계기가 군단장 레이드였던 만큼 각 레이드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패턴들을 경험하고 파훼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협동해야 하는 점들이 당장의 저에겐 매력적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두 게임 모두 2D, 3D라는 차이가 있어도 각자의 특징이 존재하고 그것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앞서 언급했듯이 메이플스토리는 도전 횟수를 콘텐츠 소모 기간 때문에 일부러 막아 놓은 듯한 느낌이라 이 부분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에 제로는 오류를 수정하는 방향으로 밸런스 조정이 이뤄졌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명예훈장] 제로는 이번 오류 수정으로 인해 DPM이 조금 상승하는 동시에, 다른 부분들도 한층 더 좋아져서 개인적으로는 만족하는 상태입니다. 

다만, 저도 사람인지라 DPM이 조금 더 상승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여기에 DPM이 더 높아지면 예전 OP 시절로 돌아가 어떻게 될 지 눈에 선하기 때문에 지금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Q. 메이플스토리와 로스트아크 모두 밸런스 패치로 다소 논란이 일어났다.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

[명예훈장] 로스트아크는 제가 아직 모든 직업들의 스킬이나 운용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 밸런스 패치에 대해서 뭐라고 평가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밸런스 패치에서 몇몇 직업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패치가 돼서 논란이 됐고 이후 업데이트로 A/S를 진행해 한 번 더 밸런스를 조정하고 이 부분에 대한 코멘트를 달아주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메이플스토리는 매번 시즌별로 신규 캐릭터를 출시하다 보니까 현재 플레이할 수 있는 직업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만족하는 밸런스를 형성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최근 고객 간담회를 통해 이용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했고 로스트아크처럼 개발자 코멘트를 추가한 밸런스 패치를 준비 중이라 밝혔죠.

로스트아크와 메이플스토리가 서로 장단점이 있는 만큼 공정한 경쟁을 펼치면서 좋은 부분은 서로 접목을 시키면 더 재미있는 게임으로 발전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그만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발자 코멘트, 소통이예요. 적어도 왜 이렇게 패치를 했는지 알려주면 이용자들도 납득할 수 있고 논란이 최소화되니까요. 

다만, 게이머들이 납득하지 못할 개발자 코멘트를 작성할 경우 오히려 게임을 제대로 모른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개발자들은 각 캐릭터의 문제를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겠죠.

 

Q. 검은 마법사 솔로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각 캐릭터마다 빌드를 생각할 때 어떤 것을 가장 우선시했는지 궁금하다. 

[명예훈장] (일단 매번 도전할 때마다 버프를 주시는 시청자들께 감사합니다.) 검은 마법사의 솔로 플레이 빌드는 6인 플레이와 완전히 달라요.

하지만 먼저 6인 플레이 영상에서 스킬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어요. 그 다음 이미지 트레이닝을 거쳐서 솔로 플레이에 접목시킵니다. 

특히, 검은 마법사는 두 마리의 개체가 모이는 순간 공격을 펼쳐야 하는 1페이즈가 가장 까다로워서 어떻게 하면 빠르게 1페이즈를 넘어갈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합니다.

도전하는 캐릭터의 DPM이 높으면 괜찮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DPM이 높은 스킬들을 계속 사용해데스 카운트를 소모하지 않고 넘기는 방식을 채택했어요. 

그래서 한 번 도전하면 대강 이 캐릭터는 이렇게 해야 가능하겠다는 빌드가 짜여서 그걸 토대로 다시 도전하죠. 

이제는 경험이 쌓였다 보니 비슷한 DPM 구조를 가진 캐릭터들은 예전 경험을 토대로 쉽게 클리어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대리 문제로 해당 콘텐츠를 보여주지 못하니까 이제 제 캐릭터로 솔로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검은 마법사는 아무래도 순간 DPM이 높은 직업이 아니면 그만큼 난이도가 높아져요. 

제 메인 캐릭터인 제로로 도전 중(2021년 5월 17일 기준 성공)인데, 서포팅은 우수해도 DPM으로 크게 두각을 보여주는 직업이 아니니까 아무래도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Q. 어느 게임이든 뛰어난 컨트롤이 부각되고 있다. 컨트롤 연습 비법이 따로 있는지?

[명예훈장] 제가 생각하기에 게임을 잘하려면 자신에 대한 피드백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사실 선수 생활을 하기 전에는 제 자신에 대해 피드백을 전혀 하지 않는 편이었어요.

나중에 선수 생활을 하면서 코치한테 피드백 하는 방법을 배웠고 그걸로 깨우친 게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 매그너스는 다른 영상을 많이 참고해 이렇게 하면좋겠다며 구상했고 제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 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반복한 덕분에 쉽게 클리어할 수 있었어요.

또 다른 비법은 아무래도 제가 여러 게임을 즐겨왔으니까 다른 게임에서의 경험을 묶어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FPS 장르에서 요구하는 능력과 RPG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이 달라도 결국 같은 게임이기에 다른 장르에서 해본 것을 시도하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어요.

그리고 사춘기 때 반항심도 제 컨트롤 상승에 많은 도움을 줬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집에서 컴퓨터가 일정 시간 작동하고 나면 자동적으로 꺼지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사용했습니다.

근데 프로그램을 해제하는 비밀번호를 몰라서 프로그램을 삭제한 다음 정해진 시간을 초과해서 하다가 아버지가 오실 때 바로 종료했죠.

하지만 옛날 컴퓨터는 오랫동안 켜 두면 본체가 지금보다 훨씬 뜨거워서 본체 온도를 체크하시거나 프로그램에 남은 기록 때문에 그대로 걸렸죠.

결국 게임을 더 하기 위해 PC방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14살 때는 버블파이터 대회에 출전해 우승으로 얻은 상금과 가진 돈을 보태서 새 컴퓨터를 구매한 이후부턴 조금씩 제약이 풀리기 시작했죠. 이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나중에 오버워치2가 출시되면 다시 오버워치로 복귀할 의사가 있는지?

[명예훈장] 일단 오버워치2가 출시되면 해보긴 할 거예요. 다만, 영상으로 공개된 오버워치2를 보면 그래픽이 전작이랑 다르지 않고 PVE가 중점이다 보니 전작보다 관심이 덜한 상태라 완전 복귀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오버워치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으나 프로게이머로 활동한 건 1년뿐이다. 선수 생활이 맞지 않아 그만뒀던 건지 알고 싶다.

[명예훈장]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로 활동을 할 때 좋은 팀원들로 구성됐어요. 하지만 대회에서 제가 특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적을 내지 못했고 제 자신의 플레이가 아쉬워서 분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 땐 피드백이라는 개념도 없어 대회에서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그게 너무 부끄럽고 못 봐주겠다는 생각만 들었죠. 피드백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 1차적 문제였습니다.

다음은 경기만 하면 방송할 때만큼의 실력이 100% 발휘되지 않는 제가 가장 문제였죠. 버블파이터 때는 피지컬로 밀어붙이는 게 가능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버블파이터의 경험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오버워치가 대회 규모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는데, 핵이나 여러 문제로 인해 무산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고 방송에 집중하자고 결심한 계기가 됐습니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명예훈장] 항상 응원해주시는 시청자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것을 계속 도전할 생각이기 때문에 여러분도 저와 같이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하나의 게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게임에서 하나를 하면 오랫동안 쭉 파고 들어가는 것처럼 여러분도 저에 대해 깊게 파고 들어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항상 여러분들에게 재미있는 방송을 보여주고 도전하는 명예훈장이 되겠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멀리 찾아왔다며 헤어질 때 도넛을 선물해준 명예훈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정준혁 기자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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