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대한 몰입감과 이해도를 높여줘 게임의 구매력을 결정 짓는 요소

[게임플] 많은 국내 게이머들이 게임을 구매하기 전에 장르, 스토리, 가격, 플랫폼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한 다음 조건에 충족하는 게임들을 찾은 다음 구매해서 플레이한다.

위에 언급한 대로 그 게임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소는 바로 ‘이 게임이 한국어를 지원하는가?’이다.

실제로 다양한 PC 게임들이 분포돼 있는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할 만한 게임을 찾기 위해 상점 페이지를 돌아다녀 보면 게임 자체는 충분히 재미있지만,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한국어를 지원해달라는 글이 많은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 언어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언어가 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기는 것 자체는 지장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언어를 해석하면서 게임을 즐겨야 하는 불편함은 충분히 게임의 흥미를 떨어뜨린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게임들을 게이머들이 직접 번역한 다음 게임에 적용하는 한글 패치를 만들어 배포하며 게임을 추천하는 등 다른 이용자들이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옛날에 비하면 요즘은 한글을 지원하는 게임들이 많이 늘어남에 따라 이름 있는 게임들은 대부분 공식적으로 한글화를 지원하며 출시되다 보니 큰 어려움 없이 게임을 구매해 즐기는 일이 많아졌다.

이처럼 게임을 판매하기 위해 판매할 국가에 맞춰 언어를 지원하는 현지화는 필수 요소로 해외 영화, 애니메이션, 소설을 번역해서 제공하는 것처럼 문장을 그대로 번역해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에 어색함이 없도록 번역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8년 개봉한 마블 스튜디오의 기대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당시 설정이 바뀔 정도의 많은 오역으로 인해 논란이 됐는데, 그중 많은 논란이 됐던 건 죽을 위기에 처한 아이언맨을 구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임 스톤을 넘겨지는 장면이다.

이때 아이언맨이 타임 스톤을 넘겨진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왜 그랬는지 따지자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제 가망이 없어”라는 자막으로 인해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더 이상 희망이 없는 듯한 느낌을 줬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오역이라는 것이 판별됐고, 원래라면 “이제 최종 단계야”라는 의미로 닥터 스트레인지가 이를 넘겨준 것은 어떠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넘겨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오역은 게임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데, 꾸준히 한글화를 진행해온 유비소프트의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나 콜오브듀티 시리즈 등 유명 게임들도 오역으로 인해 게임 내 스토리를 어색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처럼 잘못된 번역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잘못된 행동을 하도록 만들어 임무를 실패하게 할 수도 있고, 스토리를 전혀 다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어 게임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원문을 뛰어넘어 현지에 어울리게 번역해 원문을 뛰어넘은 번역, 즉 ‘초월 번역’이라는 말도 존재해 게임의 재미를 높여주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2000년 초 당시 유행했던 게임 중 하나인 ‘워크래프트3’의 마지막 엔딩 장면을 보면 아서스가 자신의 아버지를 찌르며 하는 대사로 ‘왕위를 계승중입니다. 아버지’가 있다.

해당 대사의 원문은 ‘Succeeding you, Father’로 직역하면 ‘아버지, 당신의 뒤를 잇겠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위처럼 번역됨에 따라 아서스의 행동이 조금 더 부각돼 20년 가까이 된 지금에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 입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덧붙이자면, 서리한이라고 알려진 아서스의 검은 원문으로 ‘Frostmourne’로 프로스트모어, 프로스트무어 등 다양하게 불려왔는데, 서리한으로 번역된 이유는 바로 서리를 뜻하는 ‘Frost’와 한을 뜻하는 ‘mourn’이 합쳐져 서리한이라는 단어가 탄생해 많은 사람들에게 불리고 있다.

이처럼 현지화는 하나의 유행어로 자리잡거나 안좋은 오역으로 인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작업이다.

최근 현지화하면 많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두에 오르고 있는 게임 ‘사이버펑크 2077’은 작년 2월 자막과 음성 모두 한글화를 지원하려 했으나 모종의 이유로 자막만 한글로 제공한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지난 9일, 사이버펑크 2077의 제작사 CD 프로젝트의 대표 마르친 이빈스키가 직접 사이버펑크 2077의 한국어 풀 더빙을 제공한다고 발표하며 한국어 더빙을 진행한 트레일러를 공개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한국어 더빙된 트레일러를 보면, 확실히 단순히 자막으로만 한국어로 보고 영어 대사를 듣는 것보다 한국어로 된 욕설을 직접 들으니 귀에 착 맞는 느낌이 들었으며, 굳이 자막을 볼 필요 없이 좀 더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행동에 몰입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해외 게임들을 국내로 가져와 서비스하거나 판매하는 일이 늘어남에 따라 현지화의 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초월 번역까진 아니더라도 어색함 없는 번역으로 많은 국내 게이머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준혁 기자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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