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시절 멋진 퍼포먼스로 팬들의 워너비 대상인 그가 다음 성장을 위해 선택한 '방송의 길'

[게임플]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무대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선수라도 은퇴 후 오랜 시간이 지나 그 이름이 회자되면서 많은 팬들에게 거론되는 선수는 생각보다 얼마 없다.

최근 LCK를 보면 중계진과 팬들은 DRX '케리아'와 담원 '베릴' 선수 등 서포터로 인상 깊은 플레이를 선보일 때마다 '매드라이프가 재림한 것 같다'고 비유한다.

프로게이머 시절 매드라이프 홍민기 선수는 당시 수동적인 포지션이었던 서포터도 게임을 주도적으로 캐리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했고 그러한 플레이는 국내를 넘어 전세계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팬들에게 컬쳐쇼크를 주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냈다.

그가 e스포츠 무대에서 떠난 지 어느덧 3년 지났다. 선수 시절엔 자주 만나기 힘들었던 그는 이제 트위치TV에서 왕성하게 활동해 저녁마다 쉽게 볼 수 있는 스트리머로 활동 중이다.

방송에서 보여진 그의 모습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대부분 e스포츠 팬들은 매드라이프하면 정말 과묵하고 말을 하지 않는 이미지를 떠오르곤 하는데, 방송에선 시청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다소 인간적인 모습으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게임이라도 진지하게 임할 때면 전성기 시절을 떠오르게 만들 정도로 시청자들의 눈을 호강시키는 플레이를 선보여 그의 방송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무엇인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이제는 어엿한 방송인으로 자신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매드라이프. 현직 프로게이머들도 우상이 누군지 물어볼 때 '매드라이프'라는 단어를 말할 정도로 큰 인상을 남긴 그에게 현재 LoL 메타와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건대입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그간 어떻게 지냈는가?

매드라이프: 안녕하세요. 작년까지 분석데스크로 활동하다가 올해 방송적으로 조금 더 투자를 해볼까 계획해서 개인 방송에 열중하는 '매드라이프'입니다.

 

Q. 현재 메타에서 추천하는 서포터가 있다면?

매드라이프: 대회에서 많이 나오는 서포터와 솔로 랭크에서 많이 나오는 서포터가 있다. 방송할 때도 '어떤 서포터가 좋은가?', '어떤 서포터가 티어 올리기 편한가?'라는 질문을 많이 듣는데, 그때마다 '내가 가장 잘하는 서포터를 찾아볼 것'이라고 답변한다.

사실 노틸러스, 레오나, 바드 등 1티어 서포터를 고른다고 해도 솔로 랭크 특성상 운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아무리 라인전 단계에서 상대를 압도해도 교전에서 운이 따라주지 않아 망하는 게임이 허다하다.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서포터를 골라도 운이 좋다면 이기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신이 여러 챔피언을 다뤄보면서 '이 챔피언은 라인전 단계부터 교전 상황까지 확실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라는 발상이 떠오르면 그것이 곧 1티어 챔피언이다.

다시 정리하면 단순히 데이터만 놓고 보면 각종 사이트에 나타나는 1티어 챔피언이 당연히 승률이 좋겠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적용되는 티어가 아니므로 숙련도와 스타일에 맞는 서포터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Q. 바드가 부동의 1티어를 차지하고 있다. 바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매드라이프: 바드는 각종 대회에서 부각되더니 솔로 랭크에서도 종횡무진하는 챔피언이다. 저도 난입, 수호자 등 다양한 특성을 선택하면서 바드를 플레이했다.

확실히 바텀 라인전이 5대5로 가게 되면서 바드가 라인전 주도권 확보력은 다소 떨어져도 W로 유지력이 높고 종을 통해 경험치를 원거리 딜러에게 몰아줄 수 있어 상대의 공세에도 견디는 플레이가 용이하다.

이에 따라 원거리 딜러를 혼자 두고 로밍을 통해 이득을 취할 수 있고 6레벨 이후 확정 킬 혹은 점멸을 소모시킬 수 있어 운영을 잘하는 플레이어라면 바드만한 서포터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에는 협곡의 전령을 통해 포탑 골드를 수급하면 게임이 유리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바드는 상대가 협곡의 전령을 차지해도 저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현재 대회에서도 많은 선수들이 사용하는 '바드'

Q. 솔로 랭크에서 선호하는 원거리 챔피언이 있는가?

매드라이프: 솔직히 '베인'만 아니면 무엇이든 괜찮다. 저는 원거리 딜러가 라인이 당겨지는 상황에서도 미니언 정리가 수월하거나 버티면서 회심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식으로 함께 라인을 풀 수 있는 챔피언을 선호한다.

베인은 미니언 정리 능력이 너무 떨어져 서포터가 너무 피곤해지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심지어 '루난의 허리케인'도 사용하지 않는 챔피언이라 후반에도 그 능력이 개선되지도 않는다.

심지어 원거리 딜러 포지션으로 '야스오'를 선택해도 3레벨에 압박을 주거나 6레벨에 위협적인 킬 상황을 만들 수 있는데, 베인은 지극히 밀리는 상황에서 6레벨을 달성해도 변화가 없다. 

그래서 베인과 플레이를 하고 다른 챔피언을 만나면 정말 상쾌한 기분이 들 정도라 베인 외에 다른 챔피언이면 어떠한 거라도 만족한다.

 

Q. 티어가 상승할 거라 예상되는 서포터 챔피언이 있다면?

매드라이프: 선수 시절에는 PBE서버 정보가 필요해서 많이 봤고 현재는 잘 챙겨보지 않는 편이라 생각할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서포터 챔피언 중에선 딱히 없을 거라 생각한다. '쓰레쉬', '세나', '블리츠크랭크', '레오나', '모르가나' 등 시즌 초기부터 티어가 높은 챔피언들은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서포터 챔피언은 갑자기 떠오르는 것보다 대부분 상체의 대세 챔피언에 따라 흐름이 변동되는 편이다. 최근 '알리스타'나 '룰루'도 특별한 패치 내용이 없었는데 점점 티어가 상승하는 상황도 이와 동일하다.

즉, 개인적으로 티어가 크게 올라갈 챔피언은 딱히 없기 때문에 어느 조합에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바드'를 열심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Q. 현재 솔로 랭크 메타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어떤 조건이 가장 만족되야 하는가?

매드라이프: "이 험악한 야생에서 어떤 플레이를 해야 승률을 많이 올릴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최근 깨달은 것을 말한다면 앞서 '어떤 서포터가 괜찮은가?'라는 질문에서 '자신에게 맞는 서포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답변한 바 있다.

예를 들어 많은 플레이어가 아군이 '이즈리얼'을 선택하면 '카르마'로 호응하면 좋다고 말해서 실제로 저도 카르마를 자주 골라봤는데, 저한테 맞지 않는지 승률이 정말 좋지 않다.

그래서 그냥 이럴 바에는 이즈리얼이 나올 때 라인전이 다소 약하더라도 중, 후반 교전에서 승부를 보자는 생각으로 제가 잘하는 '바드', '쓰레쉬', '세트' 등을 선택하게 됐다.

사실 다소 교과서적인 답변일 수 있으나, 솔로 랭크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몇 가지 챔피언을 고르고 그 챔피언을 계속 갈고 닦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흔히 그 챔피언의 장인이 되라고 말하는데, 하나의 챔피언을 열심히 파고드는 분들도 결국 하다보면 경지에 올라 불리한 상성도 이겨내고 솔로 랭크의 점수가 급격히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왜냐면 이렇게 단일 챔피언으로 플레이하는 분들은 어느 타이밍에 자신의 강점을 확실하게 살릴 수 있는지 잘 파악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내가 '9레벨을 달성하면 드래곤을 차지할 때 유리하다', '궁극기만 배우면 상대를 반격할 수 있다' 등 불리한 상황에서 어떻게 풀어낼 지 고민하고 유리한 시점에선 확실하게 그 강점을 살리는 식이다.

즉, 몇 가지 챔피언을 꾸준하게 연습하되 자신의 내적 피드백을 고민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게임을 즐기면 아무리 하나의 챔피언을 파고들어도 티어가 오르지 않으므로 이러한 플레이어들은 논외로 생각할 수 있다. 

메타와 챔피언에 맞추는 것보다 자신이 잘하는 챔피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Q. 승리에 영향력이 가장 높다고 생각하는 라인은? (상체 vs 하체)

매드라이프: 어느 라인이 영향력이 높은지 기준을 정하자면 이는 '어느 라인이 압살당했을 때 복구가 가장 힘든가'라는 질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체가 무너졌다 vs 상체가 무너졌다'를 놓고보면 하체는 결국 2명이고 상체는 3명이라 단순 숫자만 놓고 봐도 상체가 무너진 팀이 불리해진다.

상체가 전부 무너진 것이 아닌 탑 라인은 평온하고 미드 라인이 무너지거나, 정글 라인만 무너졌다고 해도 결국 바텀 라인은 경험치를 2명이 함께 수급하는 곳이기 때문에 성장률을 따져봐도 아무래도 상체가 무너지는 것이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상체가 무너지면 협곡의 전령을 빼앗길 확률도 높고 그로 인해 글로벌 골드 차이가 크게 벌어져서 승리와 확연하게 연관된다 볼 수 있다.

 

Q. 신규 챔피언 '릴리아'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매드라이프: 제가 패치 노트 리뷰를 할 때마다 신규 챔피언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말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신규 챔피언은 사기일 가능성이 높고 성능이 나쁘면 상향을 시켜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릴리아'는 스킬 매커니즘에서 답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렇게 말해도 얼마 후에 잘하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그 숙련도를 쌓기가 매우 어려운 챔피언이다.

릴리아는 스킬 자체에 확실한 군중 제어가 없고 자신의 이동 속도를 상향시켜 적을 교란하는 방식이다. 헤카림의 경우 이동 속도가 상승하면 자체 화력이 강해지는 반면, 이동 속도 상승이 단순 추격과 회피에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정말 애매한 것 같다.

물론, 만약 릴리아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한 플레이어가 사기적인 플레이 방식을 고안한다면 당연히 저는 곧장 따라할 것이다. (웃음)

 

Q. 곧 출시될 '요네'에 대한 소감은?

매드라이프: 플레이어의 판단력에 따라 성능이 확연하게 나뉘는 챔피언이라 생각한다. 아무래도 레오나처럼 몸이 먼저 들어가는 방식인데, 이런 챔피언은 단단하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녹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야스오는 컨트롤에 따라 많은 것을 수행할 수 있는 챔피언인 반면, 요네는 다소 한정적인 슈퍼 플레이만 가능할 거로 보여 실제 플레이 양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한편으론 걱정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야스오랑 어울리는 스킬들로 무장해서 '요네 + 야스오' 조합이 필연적으로 나올 확률이 높은데, 이러면 전부 AD 챔피언으로 조합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요네가 등장하면 야스오가 가진 '과학의 힘'이 솔로 랭크에서 난무할 거라 많은 플레이어가 고통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

요네가 출시되면 야스오를 금지하는 플레이어가 급격하게 많아질 전망

Q. 최근 방송에서 고의 트롤로 고통받는 상황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해결책을 생각한 것이 있는가?

매드라이프: 꾸준한 신고와 이용자들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게임을 즐기는 기준이 각자 다르다.

예를 들어 한 챔피언만 꾸준하게 즐기는 이용자가 있을 때 그 챔피언을 선택한 본인은 그것이 가장 익숙하고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골랐지만, 다른 플레이어 입장에선 그렇게 효율이 떨어지는 챔피언을 왜 고르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런 대립이 생기면서 결국 싸우게 된다. 다만, 챔피언 선택의 기준은 정하기 어려워도 플레이의 기준은 정하기 쉬운 편이다.

해당 플레이어가 그냥 팀원이 싫어서 넥서스도 막지 않고 사이드 운영만 계속 고집하면 그것은 명확하게 고의 트롤이다. 이러한 악성 플레이어들만 같은 팀 플레이어도 끝나자마자 'OO 차이' 이러면서 조롱하지 말고 신고부터 진행하는 문화가 생기면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

 

Q. LCK 서포터 중에 눈여겨 보거나 인상 깊었던 선수가 있다면? 

매드라이프: 아무래도 DRX '케리아' 선수나 담원 '베릴' 선수가 챔피언 폭도 넓고 멋진 플레이를 보여줘 인상적이었다. 베릴 선수의 판테온 서포터는 정말 교과서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외에도 잘하는 선수가 많긴 하지만, 아무래도 재미있는 서포터 플레이를 보여줘서 팬들의 시선을 주목시키는 선수들이라 자연스럽게 저도 관심이 생기는 것 같다.

 

Q. 현재 활동하는 원거리 딜러 선수 중에 듀오를 하고 싶다면?

매드라이프: 고민이 된다. 먼저 '이 선수랑 같이 했을 때 가장 배울 것이 많다'라는 기준으로 선택하자면 젠지e스포츠 '룰러' 선수와 DRX '데프트' 선수가 생각난다.

그 이유는 '룰러' 선수는 젠지e스포츠만의 특색을 돋보이게 만드는 선수다. 다른 선수들이 잘 사용하지 않았던 애쉬와 같은 챔피언을 애용하면서도 높은 승률을 자랑한다. 예전부터 원거리 딜러 캐리를 꾸준히 보여줬던 선수라 같이 플레이를 하면 서포터의 극한을 깨우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본 받을 점이 많은 선수다.

데프트 선수는 현역 시절에 상대한 적이 있는데, 송곳과 같이 날카로운 플레이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즈리얼 등 피지컬 챔피언을 플레이할 때 상대의 혼을 빼앗는 플레이를 선보인다.

상대가 약간의 틈만 보이면 그것을 절대 놓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실제로 그를 상대했을 때 많이 당한 적이 있다. 그래서 데프트 선수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지원한다면 예리한 판단력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선수 중 굳이 1명만 뽑는다면 아무래도 솔로 랭크 점수를 위해 DRX '데프트' 선수를 선택할 것 같다. 

솔로 랭크 점수를 위해 선택된 데프트 선수 '현재 LCK 최고의 원거리 딜러 중 한 명으로 활약하고 있다'

Q. DRX 데프트 선수와는 공식전에서 한 번도 듀오를 해본 적이 없는가?

매드라이프: 솔로 랭크에서 듀오로 만난 것 외에는 공식전에선 없었을 것이다. 너무 예전이라 제가 기억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Q. LCK에서 아직까지 서포터 선수가 화제가 될 때마다 '매드라이프'가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매드라이프: "저를 좀 죽여줬으면 좋겠다" 제가 그 선수들과 비교되는 것이 부끄럽다. 제가 활동했을 때보다 리그와 선수들의 실력은 점점 상승하는 상황이다. 저를 보고 서포터를 선택한 선수들도 많지만, 그것때문에 제가 약간 그늘이 되는 느낌이다.

과거에는 제가 많은 분들을 흥분시키거나 놀라게 했을 수 있으나, 지금 계속 노력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 선수의 호칭으로 불려지는 것이 부담감을 줄이고 더 영광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계진이 여전히 저를 언급하고 올스터전에서의 활약으로 많은 분들이 '매드라이프 죽지 않았다' 등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것에는 내심 기쁘긴 했다.

하지만 현역 선수들은 넘볼 수 없는 무대에서 활약 중이기에 계속 해서 '제2의 매드라이프'라는 호칭이 이어지는 것보다 최근까지 활약했던 선수들을 대상으로 호칭이 생기면 좋을 것 같다.

 

Q. 올드 선수들이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보이지 못하면 팬들의 단두대에 오르곤 한다. 이러한 부분에 어떻게 생각하는가?

매드라이프: 페이커 선수가 떠오른다. 제 선수 시절을 비교해도 페이커 선수는 멘탈도 좋고 늠름하다. 최정상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 유지하는 것은 정말 대단하고 프로게이머로 정말 위대한 업적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페이커 선수가 전성기 시절처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해도 현재 시점에 맞춰진 좋은 기량을 보여주는 상황이고 그 결과 지난 LCK 스프링 시즌에서 T1을 우승으로 이끄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게임으로 비유하면 최적화 패치가 잘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다.

제가 LoL 1세대 프로게이머로써 후배들에게 감히 조언한다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신이 잘 해낼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리즈 시절에는 라인전부터 모든 선수들을 압도하고 피지컬로 불리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선수도 시간이 흐르면 상대가 체계적인 공략법을 만들고 물리적인 피지컬도 점점 떨어지면서 리즈 시절의 기량이 보일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저 역시 그랬지만 본인이 그때의 자신을 떠올리면 더욱 고통받고 자괴감에 시달리게 된다. 경험과 리더십은 리즈 시절의 본인에게 절대 있을 수 없는 부분이고 그것은 팀을 융화시키는 데 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대중들은 유명한 선수를 볼 때 가장 인상적인 리즈 시절의 모습을 많이 떠올리곤 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떠올리며 선수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상대할 가치가 없다. 본인이 리즈 시절에 상대했던 당시 유명 선수들도 똑같은 비난을 받았고 그것을 견뎌냈다.

어떻게 보면 그 무게를 견디고 현재 자신에게 맞는 기량을 선보이는 것도 그 선수가 존경받을 만한 이유다. 악성 팬들도 무조건 비난하기 보다는 올드 선수들이 앞으로 어떻게 활약할 지 기대하고 응원하는 문화가 성행하길 바란다.

자신도 수차례 겪어봤기에 그 누구보다 공감했던 매드라이프

Q. LoL THE NEXT 멘토에 대한 욕심은 없었는가?

매드라이프: LoL THE NEXT가 한국에서 처음 진행하는 LoL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다.

처음을 함께 한다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겠지만, 제가 무조건 해야 될 상황이 주어져도 체력적으로 버티질 못할 거라 생각한다.

베트남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베트남어를 모르는 상황이라 직접적으로 피드백을 전해주지 못하고 게임을 보면서 평가 기록만 남겼다.

그것을 떠올리면 한국에선 방송이라 이 선수들의 게임을 보면서 꾸준하게 조언을 하고 도우미 역할로 지속적인 케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상상하니까 제가 정신이 없고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등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정말 관심이 있었지만, 저에게 기회가 왔어도 개인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시청자 입장에선 정말 재밌을 거라 본방송을 꼭 사수할 것이다.

 

Q. 만약 본인이 멘토였다면 어떤 것을 중점으로 평가했을까?

매드라이프: 재능도 처음 발판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대에 오르는 참가자들은 티어가 높은 분들이라 실력적으로는 비슷할 것이기에 결국 재능 차이에 따라 부각되는 참가자가 분명 나타나게 된다.

두 번째는 팀원과의 화합이다. 어떤 팀원을 함께 배정해도 다른 역할을 유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지도 프로게이머의 소양 중 하나이기에 이 부분을 유심히 관찰할 것이다.

예를 들면 누군가가 오더를 하면 그것을 받아주는 역할이 있고 아무도 오더를 하지 않으면 본인이 직접 오더를 통해 팀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능력을 말한다.

 

Q. 방송인으로 거의 3년이 흘렀다. 프로게이머 시절과 다른 변화가 있다면?

매드라이프: 선수 시절에는 게임을 잘하고 팀원과의 커뮤니케이션에만 집중했던 지라 방송인으로 진로를 결정하면서 깊게 고민한 부분이다. 

아무래도 실력 방송은 프로게이머들의 방송을 보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고 판단했고 저는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매드라이프의 인간적인 모습을 방송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배우기 위해 여러 방송을 즐겨보고 배웠다. 그렇게 배운 것을 그대로 따라하고 혹은 나만의 스타일로 바꿔보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선수 시절보다 말이 많아졌다.

선수 시절 동료였던 '클라우드 템플러' 이현우 해설 방송을 보면서 처음에는 '왜 사람이 저렇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아무래도 저는 가까운 거리에서 친하게 지냈으니까 많은 모습을 봐서 그런지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가 막상 방송인이 되고 LoL이라는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까운 예시로 '엠비션' 강찬용 선수도 비슷하다.

당시에는 직접 경험하지 않았기에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그 웅덩이에 들어오니까 당연하듯이 변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진짜 직접 경험하셔야 알 수 있다.

선수 시절에는 과묵한 성격으로 잘 알려진 매드라이프

Q. 선수 시절에는 왜 그렇게 과묵했는가?

매드라이프: 모두가 이야기를 하면 혼란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과묵한 포지션을 맡을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게 바로 제가 맡은 포지션이었다.

경기를 할 때도 모든 선수가 오더를 진행하거나 브리핑을 계속 하면 겹쳐저서 엇갈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저희 팀에 오더를 하는 선수가 따로 있으니까 저는 필요한 멘트만 한 것이다.

덕분에 과묵한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고 방송을 찾아오시는 팬들이 선수 시절과 이미지가 완전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선수 시절을 떠올려도 만약 '모두가 조용한 포지션이었다면 내가 말을 많이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Q.  종합 게임 방송을 주말마다 진행한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 다음으로 생각한 게임이 있다면?

매드라이프: 사실 올해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 '고스트 오브 쓰시마', '사이버펑크 2077' 이렇게 4개의 타이틀을 3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슈로 출시일이 계속 연기되더니 '사이버펑크 2077'은 결국 11월로 연기되는 바람에 현재 공백이 크게 생긴 상황이다.

아직 염두에 둔 게임은 없다. 트위치TV에선 종합 게임을 다루는 스트리머들이 정말 많은데, 다른 분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게임을 선정해 플레이하고 싶다.

다만, 제가 친한 분(캡틴 잭, 샤이, 헬리오스 등)들이 모두 입대한 상황이고 신작 게임을 같이 하자니 아직 제가 준비가 덜 된 상태인 듯하다.

유명한 스트리머들은 각종 게임들을 주 단위, 월 단위 등 스케줄에 맞춰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저는 주말만 진행하는 데도 불구하고 어떤 게임을 할 지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 아직은 부족해 선뜻 제안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아직 다음 게임을 결정하지 않았다. 나중에 합동 방송이나 플레이에 대한 기획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해 직접 찾아가서 제안할 예정이다.

 

Q. 방송 외에 미래를 위해 하고 싶은 것이 있는가?

매드라이프: 솔직히 방송 외엔 딱히 없다. 제가 사업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제가 좋아하는 게임을 방송으로 보여주면서 개인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그림까지 그려보고 싶다.

그 그림이 모두 그려지면 다음 단계가 나타날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유튜브 구독자 몇 명, 시청자 몇 명 등 구체적인 지표를 설정한 것은 아니다. 

단순히 제가 정한 스케줄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생활을 지속하고 그것을 같이 좋아하는 시청자들을 보면서 만족감이 채워진다면 그것이 곧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비가 오고 마스크를 착용한 상황에서도 그를 알아보고 사진 촬영을 요청한 팬들이 있었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매드라이프: 잊혀질 만할 때 이렇게 인터뷰 자리가 마련되고 여러분들에게 제 근황을 알려드릴 수 있어 기쁘네요.

프로게이머에서 은퇴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어엿한 방송인으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상황인데,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가짐으로 제 자리에서 열심히 발전하고 있으니까 언제든 찾아와서 함께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방송으로 즐거움을 제공하는 매드라이프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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