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전개, 게임성은 이미 인정받은 IP인 만큼 차기작 2종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감 증폭

자료 제공: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게임플]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워크래프트 등 전세계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던 블리자드 게임 중 최근 가장 화제가 되는 IP는 단연 '디아블로'일 것이다.

2019 블리즈컨에서 약 8년 만에 디아블로의 새로운 시리즈인 '디아블로4'가 공개된 것. 지난해 많은 게이머들을 실망시켰던 모바일 게임인 '디아블로 이모탈'의 발표와는 전혀 상반된 호응을 얻어냈다.

1996년 처음 발매된 디아블로는 선과 악의 전쟁이라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RPG로 공포 분위기를 한껏 묘사하는 동시에, 액션성을 부각시켜 전세계 게이머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탄탄한 스토리 라인이 일품이다. 게이머들에게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배경을 토대로 줄기가 되는 메인 시나리오 라인에 각종 복선을 짚어넣은 기법은 게임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디아블로의 특징 중 하나다.

간단하게 세계관을 살펴보면 태초의 존재인 아누가 그의 부정적인 요소를 축출한 것에서 시작된다. 그것이 모여 만들어진 악의 근원 '티타메트'가 만들어졌고, 이들의 기나긴 전투는 결국 서로의 죽음로 막을 내린다.

티타메트의 시체는 '불타는 지옥'이 되어 그 속에서 7대 악마가 태어났고, 아누의 시체가 놓인 곳은 드높은 천상이 형성됐고 '수정 회랑'이 된 아누의 척수 속에서 5대 대천사들이 탄생했다.

아누와 타타멧이 싸우던 자리에는 '판데모니움'이라는 구조물이 생겨났으며, 이곳의 중심부엔 엄청난 힘이 담긴 거대한 보석 '세계석'이 자리잡았다. 이 세계석의 힘을 차지하기 위해, 천사들의 '드높은 천상'과 악마들의 '불타는 지옥' 사이에 끝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들의 싸움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이들에게 환멸을 느낀 천사 '이나리우스'와 악마 '릴리트'는 세계석을 훔쳐 숨겨진 세계인 '성역'이라는 공간을 창조했다.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성역은 천사와 악마가 공존할 수 있었으며, 그곳에서 가까워진 두 종족은 혼혈인 '네팔람'을 탄생시켰다.

악마와 천사의 힘을 모두 뛰어넘는 네팔렘을 이용해 죄악의 전쟁을 끝내려는 릴리트의 모습에 실망한 이나리우스는 세계석을 조작해 네팔렘의 힘을 점차 약하게 만들었고, 그들은 시간이 흘러 게임 속 플레이어의 캐릭터인 '인간'이 된다.

한편, 세계석의 조작에 의해 드러난 성역의 존재를 알아차린 증오의 군주 '메피스토'는 천사와 악마가 성역과 세계석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담긴 휴전 협정을 통해 천사와의 전쟁을 잠정적으로 끝낸 후 몰래 성역에 침범할 계획을 세운다.

대악마의 육신을 가진 상태에선 성역에 침범하면 휴전 협정이 깨지면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메피스토는 죄악의 군주 '아즈모단'과 거짓의 군주 '벨리알'이 자신과 형제들에게 반란을 일으키도록 유도한다.

결국 메피스토의 계략에 따라 반란이 일어났고, 이에 메피스토를 포함한 대악마 3형제는 육신을 잃고 성역으로 추방당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이뤄진 메피스토는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성역의 주요 인물들을 타락시키기 시작했고, 이 시점부터 디아블로 게임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플레이어는 하위 악마를 시작으로 고위 악마를 하나씩 처치한 후 최종 보스인 '디아블로'가 있는 곳까지 도달해 물리치는 스토리를 게임 속에서 맛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좋은 아이템을 얻어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RPG 요소를 정교하게 구성한 덕분에 많은 게이머들이 RPG가 가진 파밍의 재미를 한껏 누렸고, 이는 많은 게이머가 디아블로 시리즈를 열광하게 만든 원동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아울러, 세계관에서도 흥미를 한껏 돋군 디아블로는 게임 내에서 다양한 복선과 시나리오 진행 방식을 통해 게이머들을 집중하게 만들기도 했다.

예를 들면 디아블로1에선 레오릭의 아들인 '아이단' 왕자가 디아블로가 된 자신의 동생을 죽이고 디아블로의 유혹에 결국 자신의 몸에 디아블로의 영혼석을 박아 지배를 당하는 배드 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다소 찜찜한 결말에 게이머들은 이후 속편의 시나리오에 궁금증을 더 가지게 됐고, 블리자드는 디아블로2를 통해 디아블로에 사로잡힌 아이단을 따라 여정을 떠나는 마리우스의 이야기로 시나리오를 풀어가면서 그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이때 플레이어는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써내는 방식이 아닌, 마리우스가 말하는 과거 회상을 그대로 따라가는 역할이기에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얻게 된다. 

결국 디아블로2 오리지널 스토리는 플레이어가 아무리 노력해도 마리우스가 바알에게 죽는 배드 엔딩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플레이어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디아블로2 확장팩 '파괴의 군주'뿐이지만, 이것도 결국 티리엘이 세계석을 파괴시키는 또 하나의 배드 엔딩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독특한 기법과 배드 엔딩 전개는 블리자드가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인 방식으로 이용자들은 블리자드의 스토리 전개 방식에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졌고, 이때부터 디아블로에 무수한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용자들은 시나리오를 모두 끝나면 아이템을 파밍하는 플레이에 주력하게 되는데, 단순 반복이라도 블리자드는 해당 콘텐츠 안에 차기작의 복선이나 스토리의 핵심 요소를 감미시켰고 이를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게 만들어 만족감을 제공했다.

디아블로2 확장팩인 '파괴의 군주'가 출시된 후 약 11년이 넘어서야 그토록 기다리던 디아블로3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국내에선 디아블로3 패키지를 구입하기 위해 새벽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게이머가 있었을 정도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디아블로3는 게임의 핵심 인물인 '레아'와 플레이어의 주도로 스토리가 펼쳐진다. 이는 디아블로2에서 사용했던 기법이 아닌, 다소 일반적인 전개 방식으로 전작에 비해 다소 조명이 밝아진 탓에 공포 분위기가 감소된 점과 겹쳐 게이머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래도 체계적인 스토리 라인은 무너지지 않았고, 강화된 액션성을 바탕으로 신규 콘텐츠가 추가되는 시즌 업데이트를 꾸준하게 선보이면서 디아블로 IP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도 대거 유입됐다. 

다만, 블리자드가 디아블로3를 통해 처음 선보였던 경매장 시스템은 오히려 시나리오와 파밍 자체의 재미를 다소 떨어뜨린 경향이 있었다. 실제로 이용자들은 디아블로3의 시나리오를 끝낸 파밍 단계에서 파밍의 재미보단 장사의 재미에 집중한 감이 있었다.

블리자드도 이러한 부분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는지, 디아블로3의 첫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에서 경매장을 삭제하고 주요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변경해 파밍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개선했다.

확장팩이 출시됐을 당시, 이용자나 주요 매체들도 블리자드의 노력에 감탄사를 전했고, 드디어 디아블로3가 본래 게임성을 되찾았다는 목소리도 해외 커뮤니티에서 꽤 많이 볼 수 있었다.

게임성을 다시 회복했으나, 문제는 시나리도에서 발생했다. 디아블로3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는 네팔렘이 디아블로를 물리친 후 남겨진 검은 영혼석을 티리엘이 지하 깊숙한 곳에 봉인하는 과정에서 말티엘의 습격을 받아 강탈당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오랜 시간 자취를 감추고 있었던 지혜의 천사 말티엘이 왜 갑자기 죽음의 천사가 되어 나타나 세상을 위협하는지, 검은 영혼석의 존재는 어떻게 알게 됐는지 등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물론, 디아블로3에서 이용자들의 분노를 절정에 오르게 만든 마녀 ‘아드리아’를 직접 처치할 수 있다는 쾌감을 느끼게 만들어 준 것은 블리자드에게 정말 감사한 부분이지만, 볼륨이 조금 크더라도 시나리오 전개를 보다 구체적으로 풀어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디아블로3는 일정 시기마다 시즌이 개최되면서 밸런스 조정, 새로운 세트 아이템, 신규 시스템 추가 등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균열, 대균열만 반복하는 것에 지친 나머지 대부분 이용자가 새로운 확장팩이나 디아블로4를 원하기 시작했다.

블리자드 신작을 발표하는 행사 '블리즈컨'에선 디아블로에 대한 소식이 한동안 없어 슬슬 지쳐갈 무렵, 2017년 6월 2일에 ‘강령술사의 귀환’이라는 확장팩이 출시된다는 깜짝 소식에 이용자들은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단순히 신규 캐릭터와 지역만 추가될 뿐, 영혼을 거두는 자 이후 스토리나 보여주지 않아 큰 볼륨의 확장팩을 갈망하는 이용자들이 블리자드가 버렸다는 오해로 이어졌다.

아무리 디아블로2에서 인기가 많았던 '네크로맨서' 강령술사를 추가해도 결국 균열, 대균열을 반복하는 게임 구성은 여전히 유지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이용자들은 디아블로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 없었던 상황. 블리자드는 이러한 기대에 보답해 2018, 2019 블리즈컨에서 연속으로 디아블로 시리즈의 차기작을 공개했다.

2018년에 발표된 모바일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은 디아블로2와 디아블로3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을 풀어내는 세계관을 담았다. 모바일 게임이라 꾸준한 업데이트가 필요한 만큼 이후에는 디아블로3의 내용들을 다룰 전망이다. 

게다가 디아블로4도 디아블로3 세계관에서 약 10년 정도 지난 이후 내용을 다룬 만큼 디아블로 이모탈에서 이 부분의 스토리도 보여주지 않을까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많이 들리고 있다. 

비록 발표 당시에는 디아블로4를 원했던 이용자들에게 실망감을 느끼게 만든 작품이지만, 2019 블리즈컨 시연 무대에서 디아블로 이모탈을 직접 플레이한 이용자들은 게임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예상보다 훨씬 재밌다는 반응을 보인 만큼 이 게임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2019 블리즈컨에선 '세 명이 오리라'라는 트레일러 영상을 시작으로 마침내 '디아블로4'가 나타났고 행사장에서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겁게 환소성을 지르는 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디아블로4는 이전 시리즈와 전혀 다른 오픈월드 방식을 기용해 PVE와 PVP를 모두 강화해 온라인 MMO와 비슷하게 협동과 경쟁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게임 자체는 디아블로2를 많이 닮았다. 디아블로3에서 비판을 받았던 분위기는 디아블로3보다 훨씬 어둡고 공포감을 크게 조성했으며, 다양한 연계 모션으로 액션성과 쾌감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시연 버전을 플레이한 게이머들의 평가도 긍정적. 블리자드는 디아블로4를 개발하면서 전세계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수집하고 이를 적절하게 반영해 완성도를 더욱 높일 계획으로 분기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결과물을 공유하고 있다.

한편, 디아블로4 트레일러에서 나타난 내용을 언급하는 복선과 요소가 가득했던 디아블로3 강령술사의 귀환 확장팩은 다시금 재평가를 받아냈다.

디아블로4를 출시하기 위한 기반을 다진 확장팩이라는 점. 실제로 살펴보면 제물의 피를 통해 의식을 수행하거나, 릴리트의 석상이 배치되는 등 다양한 복선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때 태초의 네팔렘 ‘라트마’가 일련의 사건으로 타락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요소가 꽤 많이 등장하는데, 과연 악마에게 혐오를 느끼면서 성역을 창조한 '릴리트'가 메인 빌런이 아닌, 일종의 매개체 역할을 수행할 거라는 의견이 다분하다.

관련해서 디아블로4 플레이 영상에선 고통의 대공 '두리엘'이 모습을 보였고, 지난 공식 트위터에선 디아블로, 바알, 메피스토의 부활을 암시하는 스크린샷을 공개한 만큼 이용자들 사이에서 그 궁금증은 나날이 커져가는 상황이다.

과연 블리자드의 새로운 전성기를 충분히 가져올 수 있을 만큼 거대한 팬덤과 파급력을 보유한 IP '디아블로'가 과금으로 스트레스가 높아진 모바일 게임 시장과 출시 빈도가 줄어든 PC 게임 시장에서 한 줄기 희망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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