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력 후보는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

어김 없이 연말이 찾아왔다. 게임 업계에서도 한 해를 돌아보며 그 해를 대표할 만한 가장 뛰어난 게임(Game of This Year, 이하 GOTY)을 선정한다. 다만, GOTY는 특정 기관이 독자적으로 시행하는 시상식이 아니라, 게임 관련 주요 매체 및 다수의 시상식에서 ‘대상’의 개념으로 ‘GOTY 1표’를 행사하는 개념이다.  그러므로 엄밀히 말하면 ‘GOTY수상작’은 한 해에도 다수의 게임이 선정되고 있으며, 그중 가장 많은 수의 GOTY를 받은 게임이 그 해의 ‘최다 GOTY 수상작’이 되는 것이다.

 

최다 GOTY 수상작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은 1979년부터 존재한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유럽 및 북미산작품에 관심이 치중되어 있었고, 작품 선정 관련 로비 의혹도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2003년을 지금과 같은 ‘GOTY' 의 기틀이 잡힌 시점으로 본다.

 

■ 2003년,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기사단 (RPG, 바이오웨어, 캐나다)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기사단, 바이오웨어

미국의 SF시리즈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제작됐다. 미국의 월간 비디오 게임 잡지 ‘게임 인포머’는 이 게임을 ‘제국의 역습 이후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탄생한 최고의 작품’이라 평했다. 또한 2003년은 ‘콜 오브 듀티’가 처음 출시된 해이기도 하다.

 

■ 2004년, 하프라이프2 (FPS, 밸브 코퍼레이션, 미국)

 

하프라이프2, 밸브 코퍼레이션

하프라이프 2는 역대 최고의 FPS 게임을 논할 때 여전히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연출, 음악, 그래픽, 특히 물리엔진을 이용한 중력 건이 많은 호평을 받았다. 게임 전문 매체 게임 스팟은 ‘역대 최고의 게임들이 쏟아져 나온 다섯 해’ 중 하나로 2004년을 꼽는다. ‘헤일로2’, ‘GTA산 안드레아스’, ‘메탈기어 솔리드3’,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괴혼 ~굴려라 왕자님’이 2004년에 나온 명작들이다.

 

■ 2005년, 바이오하자드4 (서바이벌 호러, 캡콤, 일본)

 

바이오하자드4, 캡콤

기존 스토리를 이어 감에 있어 다소 매끄럽지 못했고, 분위기도 전작과는 너무 달랐다는 논란이 있었음에도 높은 게임성으로 많은 재미를 선사했다. TPS 호러 게임의 기준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다GOTY 수상에 있어서도 경쟁작이 모두 한 자릿 수의 득표를 한데 반해 홀로 36표를 가져가며 압도적인 1위를 했다. 이 때의 36표 (비율 상으로60%) 라는 기록은 2016년에나 되어서야 ‘위쳐3’에 의해 깨진다.

 

■ 2006년,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 (ARPG,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미국)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2006년도에 출시된 ‘엘더스크롤’시리즈의 4번째 작품으로, 해당 시리즈 전체의 인기를 전세계적으로 올려놓았다. 다만, 총 등표수는 40표로, 34표로 2위인 ‘기어스 오브워’ 와의 차이는 크지 않은 편이다. 3위는 26표로 ‘젤다의 전설 황혼의 공주’가 차지했다.

 

■ 2007년, 바이오쇼크 (FPS, 이래셔널 게임즈, 미국)

 

바이오쇼크, 이래셔널 게임즈

‘바이오쇼크’는 바다 한 가운데 추락한 비행기를 타고 있던 주인공이 해저 도시 ‘랩처’를 탐험하는 복합형 FPS 게임이다. ‘게임을 넘어선 예술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다 득표작 선정에 있어서는 1위와 2위의 차이가 가장 적었던 해로, 1위인 ‘바이오쇼크’와 2위인 ‘슈퍼마리오 Wii 갤럭시 어드벤처’는 2표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슈퍼마리오 Wii 갤럭시 어드벤처’ 역시 훌륭한 그래픽과 사운드, 스토리로 호평을 받았고, 굵직한 수상 실적이 많아 단순한 2위로 치부하기는 아쉽다.

 

■ 2008년, 폴아웃3 (ARPG,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미국)

 

폴아웃3,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FPS 게임으로, 제작사 변경 후 크게 바뀌어 돌아와 폴아웃 시리즈 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2 미국 스미스소니언 미술관이 개최한 ‘비디오 게임의 예술’ 전에서 2003년 이후 윈도우 플랫폼 기반 ‘어드벤처’ 장르 부문에서 주요 작품으로 됐으며, 이후로도 게임 전문 매체 ‘게임인포머’, ‘IGN’ 등이 발표하는 역대 최고의 게임 TOP 100순위 안에 꾸준히 들고 있다. 

이어서 ‘GTA4’R가 39표로 2위를 차지했고, ‘메탈기어 솔리드4’, ‘리틀빅플래닛’ 등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 2009년, 언차티트2: 황금도와 사라진 함대 (액션 어드벤처, 너티 독, 미국)

 

언차티드2: 황금도와 사라진 함대, 너티 독

 생동감 있는 모션과 잠입, 총격전등이 조화를 이루고 난이도 또한 적당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경쟁한 플레이스테이션3의 게임 중에서 최고의 그래픽을 선보였고, 이 작품 하나를 위해 플레이스테이션3을 구입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1위인 ‘언차티드2’가 2009년의  GOTY를 무려 119개나 쓸어담는 바람에 ‘역대 최고의 배트맨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는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은 2위에 그쳤다. 

 

■ 2010년, 레드 데드 리뎀션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처, 락스타 샌디에이고, 미국)

 

레드 데드 리뎀션, 락스타 샌디에이고

서부 무법시대의 의 분위기를 잘 살렸으며 미국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역대 최고의 비디오 게임 50선에 손꼽히기도 했다. 콘솔 독점임에도 불구하고 GOTY 1위를 달성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2010년은 1위인 ‘레드 데드 리뎀션’과 2위인 ‘매스 이펙트2’와의 경쟁이 치열했다. 둘의 표차이는 10표 (약 5% )이다. 이어 ‘슈퍼 마리오 Will2: 갤럭시 어드벤처 투게더’, ‘헤비 레인’, ‘갓 오브 워3’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 2011년,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 (ARPG,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미국)

 

엘더스크롤5 : 스카이림,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발매와 동시에 열렬한 호응을 얻으며 5일만에 580만장이 팔렸다. 스팀 등 온라인 구매처를 제외한 수치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판매 실적 뿐만 아니라 작품성도 잡았다. ‘엘더스크롤5’의 강점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얻는 ‘재미’를 더할 나위 없이 살렸다는 것에 있었다. 

‘엘더스크롤5’는 227표 (56.3%)의 GOTY를 받으며 1위에 올랐다. 2위인 ‘포탈’이 55표 (14.1%), 3위인 ‘배트맨: 아캄 시티’가 40표 (9.9%)을 받았는데, 두 작품 모두 극찬을 받은 명작임을 생각하면 이들을 큰 차이로 앞선 ‘엘더스크롤5’의 위력에 다시 한번 놀랄 수 밖에 없다. 

 

■ 2012년, 더 워킹 데드 시즌1 (어드벤처, 텔테일 게임즈, 미국)

 

더 워킹 데드 시즌 1, 텔테일 게임즈

동명의 만화가 원작이며, 게임 그래픽에도 만화의 느낌을 살려 연출했고, 스토리텔링도 매우 우수했다. 2위는 ‘저니’, 3위는 ‘파 크라이3’, 4위는 디스아너드’가 차지했는데, 전체적으로 표차이가 크지는 않다. 상대적으로 비 인기 장르 작품들이 주목을 받은 해 였고,  ‘디아블로3’가 GOTY를 득표하지 ‘못한’ 것이 오히려 이슈였다. 

덧붙여 ‘길드워2’가 GOTY 5표를 받았는데, 이는 한국 게임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다만, 개발이 거의 외국 개발사에 의해 이루어 졌고, 한국 유저를 주 타겟층으로 서비스하지도 않았다. 

 

■ 2013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액션 어드벤처, 너티 독, 미국)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너티 독

좀비가 창궐하는 2033년을 배경으로한 스토리 위주의 게임이다. 난이도에 따른 플레이 경험도 호평을 받았다. 쉬운 난이도에서는 슈팅에 집중할 수 있으며, 어려운 난이도에서는 잠입 실력이 필요하고 지형 지물을 사용해야 하는 등 서로 판이한 경험을 구성한다. 영화와 같은 연출과 성우들의 열연 또한 작품성을 크게 올려놓았다.

249표(47.7%)를 받으며 1위를 차지한 ‘더 라스트 오브 어스’가 상대한 작품은 바로 ‘GTA5’ 였다. 160표(30.4%)를 받은 ‘GTA5’ 역시 흥행과 더불어 방대한 스케일, 신랄한 풍자, 한국의 경우 준수한 한글화 등으로 좋은 평을 받았다.

 

■ 2014년,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 (오픈 월드 액션 RPG, 바이오웨어, 캐나다)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 바이오웨어

‘드래곤 에이지’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으로 풍부한 구성과 스토리 텔링이 강점이었다. 주목할 점은, ‘드래곤 에이지’가 받은 표는 134개로 지난 몇년간 1위가 가져간 표수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다. 전체적으로 기존 인기 시리즈의 신작이 전작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경우가 많았고, 그 덕에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하던 인디게임들의 이름이 순위에 올랐다. 

49표로 2위를 차지한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는 ‘가운데 땅’ 세계관을 배경으로 영화 ‘호빗’과 ‘반지의 제왕’ 사이의 시간대를 다룬다. 그 전까지는 영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들의 성과가 그리 높지 않았으나,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가 좋은 평을 받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알렸다. 

 

■ 2015년, 더 위쳐3 : 와일드 헌트 (액션 RPG, 씨디 프로젝트, 폴란드)

 

더 위쳐3: 와일드 헌트, 씨디 프로젝트

게롤트의 여정을 다룬 ‘더 위쳐’ 3부작의 완결편이다. 흥행과 작품성 모두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래픽 부문이 두드러졌고, 스토리와 캐릭터 구성도 훌륭했다.

‘더 위쳐3’ 이 가져간 GOTY 257개 (58.54%)의 기록은 갯수로 보나 비율로 보나 역대 최다 기록이다. 2위를 차지한 ‘폴아웃4’역시 다양한 컨텐츠로 좋은 평을 받았으나 전작인 ‘폴아웃3’이 높여 놓은 기대치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 2016년, 언차티드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 (액션 어드벤처, 너티 독, 미국)

 

언차티드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 너티 독

수려한 그래픽과 연출, 주제 의식과 스토리가 시너지를 발휘했다. 특히 시리즈의 서사적 마무리와 작품의 차별성 확립에 성공하며  ‘좋은 엔딩’ 의 표본이 됐다.

2016년의 이변은 2위를 차지한 ‘오버워치’였다. 온라인 멀티플레이 위주 게임은 GOTY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오버워치’는 최초로  GOTY 2위를 달성한다. ‘오버워치’는 아름다운 그래픽과 밝고 경쾌한 분위기, 개성있는 캐릭터로 많은 화제가 되었다. 

또한 3위는 고전 FPS ‘둠’이 차지하는 등 전체적으로 슈팅게임이 강세를 보였다. 

 

■ 2017년,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오픈 월드 어드벤처, 닌텐도, 일본)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닌텐도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아쉬운 점은 보완하면서 그 이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오픈 월드의 장르적 가능성을 한 단계 상승 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기존의 오픈 월드가 방대한 환경에 비해 즐길 거리가 단순했다면,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직관적인 세계속에서 다양한 요소를 체험할 수 있게 구성됐다. 닌텐도 스위치의 흥행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17년은 전체적으로 일본게임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2위의 ‘호라이즌 제로 던’을 제외하면 3위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4위 ‘니어: 오토마타’, 5위 ‘페르소나5’가 모두 일본 작품이다. 

 

■ 2018년, 갓 오브 워 (액션 어드벤처, SIE 산타 모니카 스튜디오, 미국)

 

갓 오브 워, SIE 산타 모니카 스튜디오

198표(50.7%) 를 얻은 ‘갓 오브 워’는 ‘액션 어드벤처로서의 모든 요소를 만족시키며 완성된 게임’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래픽, 전투, 연출, OST, 스토리와 탐험 요소 모두 극찬을 받았다. 

2위는 135표(34.6%)를 받은 ‘레드 데드 리뎀션2’이다.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그래픽, 유기적인 오픈월드을 강점으로 흥행에도 성공했다. 

 

■ [유력] 2019년,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액션 어드벤처, 프롬소프트, 일본)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 프롬 소프트웨어

데스 스트랜딩, 데빌 메이 크라이5 등의 경쟁작을 제치고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가 2019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됐다. 세키로는 전투에서의 조작감이 강점이다. 공격, 튕겨내기, 찌르기, 간파, 회피 등 다양한 조합으로 구성되며 이를 살리는 연출도 잘 맞아 떨어지고, 기존 소울류 게임과 비슷하면서도 세키로만의 고유 특징을 잘 살렸다. 

 

현재 데스 스트랜딩과 경쟁중인 세키로는 TGA 외에도 7개의 고티를 받아 2019 최다 GOTY 수상이 유력한 가운데, 2019 최다 GOTY의 승자가 누구일지에 대한 결과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게임은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분야로 손꼽힌다. 게임에 집약된 스토리텔링, 음악, 미술 요소와 더불어, 다른 장르와는 차별되는 ‘‘체험’이라는 요소는 능동적인 참여와 성취감 또한 안겨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세계 게임 산업 규모는 총 1349억 달러이며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의 게임 산업은 규모면에서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에서  굵직한 GOTY 수상작이 나오지 못한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꼭 최다 득표작이 아니어도 괜찮다. 가까운 미래에, 한국의 작품도 참신한 도전과 알찬 작품성으로 인정받아 순위권에 오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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