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운영위 추가 입장 발표, 사건 재조사 국민청원도 20만 돌파

[게임플] ‘그리핀 사건’, ‘카나비 사태’ 등으로 불리는 ‘카나비’ 서진혁 선수 불공정 계약으로 인해 촉발된 여러 사건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어제(27일) LCK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가 추가 입장 및 조치 사항을 발표한 것이다.

운영위는 ‘무기한 출장 정지’를 내렸던 김대호 감독에게 ‘징계 유보 및 외부기관 재조사 의뢰’ 조치를 내렸고, ‘카나비’ 서진혁 선수는 FA 신분을 얻게 됐다. 관련 기업인 스틸에잇은 경영진 사퇴와 그리핀에 대한 지분 청산을 하게 됐다.

이번 사태는 비단 그리핀이나 스틸에잇, LCK에만 묶이지 않았다. 촉발된 사건은 국내 e스포츠 전역에 걸쳐 불길이 번졌으며, 이는 일종의 ‘경종’을 울린 셈이 됐다. 그동안 국내 e스포츠계에서 성행하던 불공정 관행에 대한 민낯이 밝혀진 것이다.

선수들은 멀리서, 겉에서 보기에는 화려한 연봉과 함께, ‘게임으로 직업을 삼았다’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그 속살은 달랐다. 월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고, 받는다 하더라도 생활비를 제한다면 자신들에 손에 들어오는 것은 없었다.

근로자에 대한 처우가 나날이 개선되고 있는 현재지만 프로게이머, e스포츠 선수들은 그 해당사항에 들지 않았다. 20년 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가 처음 탄생했을 때부터 변한 것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물론 잘못된 관행을 행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 구단도 다수다. 하지만 몇몇 불공정한 계약을 들이민 구단들로 인해, 이제는 국내 e스포츠계 전반에 걸쳐 의심이 번진 상태다. 작은 고름이라 할지라도 계속 두게 되면 살을 썩게 하고 몸을 망치게 되듯이, 대부분의 구단들이 건실하다 할지라도 몇몇 구단들에 의해 e스포츠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운영위에서는 2020년 스프링 시즌 시작 전까지 계약서를 전수 조사하고, LCK 표준 계약서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구단 측에서 계약 요약표만을 제시해왔기에, 정확한 선수들의 계약 상황을 알 수 없었다. 이번 ‘카나비 사태’와 같이 충분히 은폐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사실 김대호 전 감독의 폭로, 아니 그 이전에 조규남 전 대표와의 불화가 없었더라면, 만약 김대호 전 감독이 눈을 감고 입을 닫았더라면 모두가 몰랐을 수도 있었던 사건이다. 서진혁 선수는 타국 팀에 5년 간의 계약으로 팔려갔을 것이고, 시름하던 선수들은 그대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야 했을 것이다.

상술했듯이 이번 사건은 국내 e스포츠계에 있어 하나의 ‘경종’을 울린 셈이 됐다. 누구나 그래왔던 ‘관행’일수는 있으나 절대로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려줬다. 20만 명을 돌파한 국민 청원은 이러한 일에 대한 팬들의 경고였다.

e스포츠 종주국이라 자부했으나, 그 속내는 이미 곪다 못해 썩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러한 썩은 부분을 모두 도려내고, 깨끗한 e스포츠 생태계로 거듭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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