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감성 충실, 새로운 시도도 곁들인 '엘릭서 서버'까지

[게임플] “20년 전에 처음으로 MMORPG를 만들던 시절로 돌아가서 달빛조각사를 만들었다”

송재경 대표가 어제(25일) 있었던 달빛조각사 미디어 간담회에서 전한 말이다. 바람의나라, 리니지 등 한국 온라인게임 역사에 한획을 그은 작품을 탄생시켰던 송재경 대표가, 달빛조각사에서 강조한 것은 ‘초심’이었다.

2000년대 온라인 MMORPG시대를 지나, 현재는 모바일 MMORPG시대가 대두한 상태다. 모바일게임 시장 상위권 대다수는 MMORPG이며, 이는 저물어가는 PC MMORPG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 받았다.

하지만 예전 온라인 MMORPG 시절과는 그 감성이 달랐다. 모바일 MMORPG에서는 ‘자동’이라는 요소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었고 이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캐릭터의 다양한 육성보다는 강한 장비를 원하는 구조로 게임이 재편되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게임의 과금 요소는 이를 위한 형태로 변화했다. 던전, 필드 사냥을 통한 장비 파밍의 재미는 거의 사라졌고, 다이아(유료재화)를 모아 상자를 열어 낮은 확률로 아이템을 얻는 것만이 성장 요소의 전부였다.

물론 해당 사항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게임의 매출 순위가 올라간다는 것은, 이를 원하는 유저가 분명히 있다는 결과이고 모바일 MMORPG에 걸맞은 형태로 게임이 변화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과거 MMORPG에서 느꼈던 감성을 느끼지 못하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었다. 이는 출시 전부터 국산 모바일 MMORPG에 대한 기대감을 접어버리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으나, 어제 송재경 대표가 밝힌 달빛조각사는 이러한 ‘레트로’ 감성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게임은 몬스터가 아이템을 떨어뜨렸을 때 어떤 아이템인지 궁금해하고, 맵을 구석구석 밝히며, NPC에게 말을 걸어 얻은 히든 퀘스트를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레벨업을 하면 어떤 스탯을 찍을 지 고민하는 것이다”라고 달빛조각사를 설명했다.  

과거 자신이 개발했던, 1세대 온라인 MMORPG에서 느꼈던 감성을 달빛조각사에 담았다는 것이다. 이는 원작 소설의 감성과도 맞아 떨어진다. 소설 속 주인공 ‘위드’는 모든 것을 노력으로 극복하고, 원하는 것을 쟁취한다. 조각칼로 시작한 캐릭터가 훗날에는 황제가 되어 게임 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비단 과금으로 나뉘는 모바일 MMORPG의 상, 하위 구조가 아니라는 것. 자신이 직접 게임 내 세계를 돌아보며 얻은 장비, 스탯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달빛조각사의 매력은 충분하다.

실제로 간담회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엑스엘게임즈가 ‘사활’을 걸고 만든 게임임에도 불구, 과금 요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장비의 경우 오로지 파밍으로만 획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거래소를 통한 아이템 거래 또한 특정 재화가 아닌 게임 내 재화로 이루어진다.

게임 내 콘텐츠인 히든 퀘스트는 이러한 감성을 더 살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추후 원작의 요소인 ‘히든 직업’, ‘히든 퀘스트’가 게임 내에 하나씩 쌓인다면 정말로 ‘로열 로드’ 같은 모습을 취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러한 레트로한 감성은 살리면서도 당시 불편했던 시스템에 대해서는 개선 과정을 거쳤다. 진입 장벽 또한 낮은 ‘쉽고 편안한 게임’을 지향했으며, 이에 따라 그래픽도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선택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레트로 감성, 예전 감성으로 회귀하는 방향성을 잡은 달빛조각사이지만, 전혀 색다른 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존 불편함의 개선점에 더해 ‘엘릭서’라는 생소한 언어를 개발에 활용했다.

‘엘릭서’는 신생 프로그래밍 언어로 국내에서는 아직 접하기 어렵지만, 빌드, 배포, 유닛테스트, 문서화 등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데다가, 안정적인 ‘얼랭(Erlang)’을 기반으로 하는 언어이기 때문에 이미 해외에서는 꽤나 주목받고 있다.

만약 달빛조각사가 안정적으로 서비스된다면, 이번 언어의 쓰임새와 활용도가 국내 업계에 알려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송재경 대표가 말하는 '초심'은 비단 과거로의 회귀만이 아니다. MMORPG에서 즐기는 모험과 같은 ‘레트로’ 감성에 '엘릭서 서버'와 같은 최신의 ‘기술력’까지 시도하는 게임으로 자리할 수도 있다. '히든 퀘스트', '히든 직업'과 같은 콘텐츠적 요소도 충분히 새로운 시도로 평가 할 수 있다.

동명의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로열 로드’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험을 하며 즐기는 게임으로 등장한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고, 굳이 경쟁이 아니더라도 게임 내에서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게임인 것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세계를 만든 것으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게임으로 자리했다.

이번 달빛조각사의 배경 또한 ‘로열 로드’다. 송재경 대표와 엑스엘게임즈, 카카오게임즈 또한 게임 내에 이러한 요소들을 구현하려 애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약 기획 방향성과 동일한 형태로 게임이 등장한다면, 모바일 MMORPG에서는 보기 힘든 수작이 탄생할 수도 있다.

달빛조각사는 10월 9일 사전 다운로드를 거쳐, 10일 00시 정식 출시된다. 송재경 대표가 “제가 처음 만든 게임이 그랬던 것처럼, 오랫동안 사랑받을 게임을 만들겠다”라는 말과 동일한 모습으로 등장할지는 모르겠으나, 그 시절의 감성을 아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