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키는 미드와 정글 주도권에 있다

내일 맞붙는 SKT T1과 그리핀(출처: 라이엇게임즈)

[게임플] 오랜 징크스를 깨는 팀은 어디가 될까? ‘2019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코리아(LCK, 롤챔스)’ 서머 스플릿 결승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SKT T1은 두 시즌 연속 우승이자 통산 8번째 우승을, 그리핀은 첫 우승을 결정 짓는 날이다.

그리핀은 ‘삼세판’이라는 말을 떠오르게 하는 세 번째 결승 진출이다. 2018 LCK 서머, 2019 LCK 스프링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한 그리핀은 이번에야말로 그 징크스를 깨겠다는 각오다. 그러기 위해선 지난 스프링 시즌 우승컵을 가져간 SKT T1에게 ‘복수’를 할 필요가 있다.

SKT T1은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와일드카드전을 시작으로 샌드박스 게이밍, 담원 게이밍을 격파하고 올라왔다. 아프리카 프릭스에게 세트 하나를 빼앗긴 것 외에는 모두 3:0으로 승리할 만큼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지난 27일 롤파크에서 진행된 결승전 미디어데이에서 SKT T1의 김정균 감독이 말했듯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미드-정글’의 주도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T T1이 파죽지세로 팀들을 격파하며 올라올 때도, 단연 돋보였던 것은 ‘페이커’ 이상혁의 전략적인 픽이었다. 여기에 ‘클리드’ 김태민과의 호흡이 더해지니, 그 주도권을 바탕으로 경기까지 승리한 것이다.

큰 활약을 보이고 있는 '클리드' 김태민(출처: 라이엇게임즈)

정규 시즌 당시 담원 게이밍의 ‘쇼메이커’ 허수와 ‘케니언’ 김건부는 라인전 단계에서 주도권을 쉽사리 준 적이 없었다. SKT T1을 상대로도 ‘클리드’의 플레이를 자주 방해했고, 이에 플레이오프 이전까지 상대 전적에서 앞서 있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2R 경기에서는 ‘페이커’의 다양한 픽들이 변수가 되고, 라인전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다 보니 미드와 정글의 주도권은 자연스레 SKT T1에게 넘어갔다. 아프리카 프릭스와 샌드박스 게이밍전에서 라인전이 불안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페이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라인전의 강세는 탑에서도 드러났다. ‘칸’ 김동하 또한 마찬가지로 한타 집중력에 비해 라인전에서는 다소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플레이오프에서는 상대 탑라이너들을 상대로 솔로킬을 가져오는 등 그 기세를 끌어올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핀 또한 ‘미드-정글’ 라인에서 빠지지 않는 팀이다. 비록 중반에 흔들리긴 했으나, 시즌 마지막에는 다시금 ‘정글의 왕’의 면모를 보인 ‘타잔’ 이승용과 라인전에서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초비’ 정지훈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보인 SKT T1의 속도가 확연히 높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정글러와의 시너지로 ‘액셀을 밟는’ 초반 속도가 엄청났다.

실제로 포스트시즌에서 SKT T1과 맞붙은 세 팀 모두 강하고 호전적인 정글러를 가진 팀이었다. ‘드레드’ 이진혁, ‘온플릭’ 김장겸, ‘케니언’ 모두 시즌 내도록 활약했던 선수들인 것이다. 하지만 ‘페이커’와 ‘클리드’는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적 정글 진영을 공략했고, 상술한 세 정글러 모두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한 채 당했다.

'타잔' 이승용(출처: 라이엇게임즈)

‘타잔’과 ‘초비’가 ‘클리드’와 ‘페이커’를 어떻게 상대하느냐가 이번 결승전의 핵심 키 포인트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리핀의 미드-정글이 SKT T1에게 밀린다면 앞선 세 팀과 마찬가지로 패배할 가능성이 높으며, ‘타잔’이 ‘클리드’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고, ‘초비’가 ‘페이커’를 억제한 상태에서 기존의 강한 라인전을 발휘한다면 그리핀이 강점을 앞세워 SKT T1을 무너뜨릴 만하다.

여기에 LCK 바텀 듀오 중 최고라 평가받는 ‘바이퍼’ 박도현과 ‘리헨즈’ 손시우의 플레이도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한껏 기세를 올린 ‘테디’ 박진성과 ‘에포트’ 이상호 듀오를 상대로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 지가 기대된다.

SKT T1은 벤픽에서도 ‘페이커’의 전략적인 픽들에 힘입어 날카로움을 보였다. 정규 시즌 약하다 평가받았던 라인전, 벤픽 모두 보완한 것이다. 특히 SKT T1은 레드 진영의 이점을 잘 살리는 조커픽을 여럿 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핀은 진영 선택에 있어서도 대세 챔피언의 벤을 강제할지, 자신들이 조커픽을 꺼낼지를 고려해야할 것이다. ‘도란’ 최현준과 ‘에포트’ 간의 젊은 피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도장 깨기’ 징크스, 준우승 징크스를 가진 두 팀이 만나기까지 하루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이 징크스들을 깨고 우승할 팀은 어디일지, 내일(31일) 있을 경기를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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