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쳐 장르 확보, 원작 감성 재현과 연령층 확대도 목표

[게임플] 넥슨이 일본의 스퀘어에닉스와 포케라보가 개발한 다크 판타지 RPG 시노앨리스를 오는 7월 18일 서비스한다. ‘어른들의 잔혹동화’를 전면에 내세운 시노앨리스는 원작의 감성을 구현하기 위해 심의에서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어떠한 콘텐츠가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는 이유는 다양하다. 선정성, 폭력성, 언어 표현 등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판단될 때 받는 등급이 바로 ‘청불’인데, 게임에서는 처음 기획이 무엇이었느냐에 따라 등급이 달리 매겨지곤 한다.

예컨대 극한의 PK를 지향하는 MMORPG, 남성층을 타겟으로 한 일러스트를 포함한 수집형 RPG, 유저간 거래 시스템(유료 재화)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시노앨리스는 이 중 어느 것도 아닌 특유의 ‘세계관’ 덕분에 청불을 받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넥슨 모바일사업본부 송호준 부실장은 “원작의 감성을 최대한 반영해서 유저들에게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며, “국내 정서상 과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라며 청불 등급을 받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익히 알려져 있는 듯 시노앨리스는 니어(Nier) 시리즈로 유명한 요코오 타로 디렉터의 독특한 세계관이 들어간 게임이다.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 동서양의 다양한 동화 속 주인공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청불을 받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시노앨리스의 타이틀은 ‘죽여야 사는 소녀들’로, 게임 내에는 동화 속 주인공들을 떠올린다면 절대 등장하지 않을 법한 장면들이 준비되어있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광고 영상에서는 신데렐라가 “멍청하고 얼빠진 왕자님”이라고 말한다거나, 빨간모자가 “더 많은 상처를, 더 많은 비명을”과 같은 대사를 내뱉는다.

니어 오토마타에서도 만날 수 있었던 요코오 타로 특유의 ‘잔혹함’이 이번 시노앨리스도 등장하는 것이다. 오카베 케이이치의 BGM은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고 있다.

게임 내적으로는 원작 감성의 구현이지만, 넥슨에게 시노앨리스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바로 연령층의 확대다.

지금도 넥슨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메이플스토리, 크레이지아케이드, 카트라이더와 같은 다소 캐주얼한 게임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물론 숱한 노력으로 지금은 그러한 이미지를 다소 벗어던지긴 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R등급’ MMROPG 카이저가 바로 그 노력의 일환이었다.

현재도 일본 매출 5위에 안착해있는 시노앨리스(게볼루션 20일 기준)

그럼에도 이러한 인식은 여전히 존재하는 편이다. 이번 시노앨리스는 이러한 넥슨의 ‘캐주얼 왕국’ 꼬리표를 떼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성인 연령층을 대상으로, 그것도 서브컬쳐 장르를 내세우는 것이기 때문에 매출 신장에 있어서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성인 연령층을 대상으로 했다기에는 장르적 제한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트리플A급이라 보기에는 조금 모자랐던 니어 오토마타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을 감안하면, 요코오 타로 디렉터의 세계관이 국내 유저들 입 맛에 맞을 여지는 충분하다.

넥슨 입장에서 시노앨리스는 서브컬쳐 장르, 그리고 성인 등급 게임이라는 모자랐던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게 해줄 게임이기도 하다. 게임이 이미 2년 전부터 일본 시장에서 흥행하고 있다는 점과 국내에서의 일본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옅어진 것도 호재다. 넥슨이 ‘청불’ 게임 시노앨리스를 서비스하는 것이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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