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이 말한 게임의 순기능, 교류와 소통의 ‘매개체’로 기능할 수 있다

지난 14일 '한국-스웨덴 e스포츠 친선 교류전'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출처: 청와대 공식 블로그)
정진성 기자

[게임플]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가상 공간에서 가깝게 만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e스포츠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4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한국-스웨덴 e스포츠 친선 교류전’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이날 행사는 한국과 스웨덴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것으로, 국산 게임인 서머너즈 워, 그리고 리그오브레전드로 양국 대표 선수들이 맞붙었다.

현직 대통령이 e스포츠 경기를 관람한 것이 처음인 점도 의미가 있지만, ‘가깝게 만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다’라고 말한 것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최근 게임이 이리저리 치이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의 ‘본질’에 가까운 말을 한 것이다.

실제로 10대와 20대, 그리고 전 세대까지 둘러봐도 게임은 ‘소통’의 매개체로서 자리하기 충분하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소통의 소재이자 장이 될 것이고, 기성 세대와는 연결고리 역할까지 할 수 있다.

명절에 둘러앉아 온 가족이 즐기는 ‘윷놀이’도 어쩌면 현재의 게임과 닮아있다. 함께 이야기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한국과 스웨덴의 수교 60주년이라는 큰 기념 행사에 양국의 대표팀이 e스포츠를 겨룬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국이 교류한 60주년을 게임이라는 매개체로 함께한 것이다.

지난 5월 4일부터 채널A에서 방영되는 게임 예능 ‘같이할래? GG’는 연예인 게임단이 전국의 고등학교에 게임으로 도전장을 던지고 학생들과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대전 격투, 슈팅, 댄스 할 것 없이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로 대결을 펼치는 것인데, 종편 채널에서 이 같은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도 있지만, 해당 학교의 학생과 교사가 함께 게임을 즐기며 교류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학생과 함께 대전 격투게임을 연습하는 교장 선생님, 게임은 이미 소통의 매개체가 됐다(출처: 같이할래? GG 공식 영상 갈무리)

실제로 해당 방송을 위해 대상이 된 고등학교의 학생과 교사는 함께 PC방에 들러 게임을 연습하거나, 모바일게임을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어떤 교사는 퇴근 후 시간을 쪼개 PC방에서 게임을 연습하기도 했다.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으로 등록된 이 시점. ‘학업에 방해만 될 뿐’이라고 말한 모 토론프로그램의 패널의 논리를 빌리면 이러한 방송은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방송 안에서 교사와 학생은 스승과 제자라는 학업적 교류를 넘어 더 큰 감정적 교류를 경험한 것으로 보였다. 게임을 더 잘하는 선생님, 학생보다 더 게임에 열정적인 교장 선생님이 등장한 것이 그 예다.

2011년 폴란드 전 총리이자 현 EU 상임의장인 도날드 투스크(Donald Tusk)가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전 미국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 당시 위쳐2를 선물한 것은 유명한 일화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문 대통령의 e스포츠 참관도 마찬가지다. 소통의 매개체로서 게임은 자리했고, 이를 대통령이 직접 경험하고 언급했다. 게임이 기피하거나 탄압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언젠가는 보편적인 선물로, 그리고 함께 즐기는 놀이와 문화로 게임이 자리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