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톰치 게임즈의 10년, 장석규 대표와의 인터뷰

[게임플]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남으면 끝에는 인정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잉여롭게 오래 살아 버티자’가 개발자로서의 신조다”

올해로 10년을 맞은 도톰치게임즈 장석규 대표의 말이다. 도톰치 게임즈는 2009년 장석규 대표가 모바일 SRPG 리버스오버포춘을 출시하며 시작된 게임사. 10년을 맞은 그는 오랜 잠적 생활 중 잠시 밖으로 나와 근황을 공개했다. 인터뷰는 지난 5월 31일,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2000년 게임 원화가로 시작한 그는 이후 8년 간 게임 회사를 전전하며 직장생활을 하다가 2007년부터 프로그래밍을 배워 1인 개발자로 나섰다. 이후 엔씨소프트의 투자를 받아 외부 인력을 영입해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으나,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다시 지금의 1인 개발자로 돌아왔다.

장 대표는 “사장의 입장이 되다 보니 겪어왔던 사장님들이 얼마나 고통을 겪었을 지가 느껴지더라”며, “다시 혼자 남아 개발을 하다 보니 유지비가 적게 들어 돈을 크게 안벌어도 유지가 됐다. 앞으로도 길게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디펜스오브포춘, 미스테리오브포춘 등 포춘 시리즈를 다수 출시했으며, 최근 신작 모바일게임 미스테리오브포춘3를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출시했다.

이번 작품은 3D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이전 작들과 다르다. 장 대표는 지난해부터 유니티3D를 활용해 게임을 개발해왔다. 그는 “3D로 작업하다 보니 캐릭터의 리소스 활용도가 올라갔다”며, “예전에는 직업 전용 스킬이 많았는데, 지금은 직업부터 무기까지 제한 없이 스킬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톰치 게임즈의 미스테리오브포춘은 배틀 매크로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전투가 이뤄진다. 여기에 스킬이나 직업 변경에 대한 제한이 풀리니 활용성이 늘어난 것. 이에 장 대표는 “게임이 좀더 재미있어졌다”라고 덧붙였다.

도톰치 게임즈의 게임은 기본적으로 유료 게임으로 제공된다. 하지만 종종 무료로 게임이 풀리곤 하는데,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인디 개발자에게 가장 효율 높은 마케팅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료 게임을 한달 주기로 8일까지 무료 배포할 수 있다”며, “이 때 게임 내 결제 요소들을 통한 매출이 많이 상승한다. 이런 식으로 매출적 돌파구를 찾아나가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매출적인 측면을 떠나 그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다. 누군가가 자신의 게임을 개발해주기보다는 자신의 손을 거쳐야 마음이 편하다는 것. 앞으로 직원이 늘어나더라도 개발에서 손을 떼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그의 마음이다.

도톰치 게임즈가 10년이나 이어져올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런 장 대표의 마음가짐 덕분이다. 그는 “게임 개발을 하는 것이 플레이만큼이나 재미있었다”며, “남들은 낚시를 하거나 여타 취미를 즐기는데, 얼른 개발을 하고싶다라는 마음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개발도 계속해서 혼자 해왔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버그를 찾아줄 만큼 열성적인 유저들과, 아이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유저들은 자신이 수정하고 업데이트를 하고 나면 부리나케 게임을 받아 테스트를 해준다고 한다. 그는 “이들 덕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 시대를 산다는 것이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게임을 개발하게 되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현재 5살과 3살의 딸을 둔 아버지. 평소 아이들과의 시간을 온종일 보낸 뒤,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현재 장 대표의 낙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당시에도 얼른 게임 내 버그를 수정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렇듯 1인 개발을 즐기고 있는 장 대표이지만, 섣불리 추천하지는 않았다. 그는 “굉장히 외롭고 우울하며 멘탈 관리가 힘들다. 최소한의 생계 수단을 만들고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라며, “’이 게임을 정말 만들고 싶은가?’라는 생각을 한번 더 했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나도 했으니 할 수 있다”라고 말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1인 개발의 고충에 대해 털어놨다.

도톰치 게임즈, 장 대표의 꿈은 PC MMORPG를 개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어온 포춘 시리즈의 세계관으로 유저들이 함께 즐기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의 목표. 최종적으로는 현재 영화 ‘기생충’으로 ‘봉준호 장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봉준호 감독과 같이, ‘도톰치 장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는 “봉준호 감독이 그랬듯 저도 앞으로 20년, 30년이 지나도 도톰치 게임즈라는 이름이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가 한국 중소 모바일게임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으로 진행하는 '점프 업, 한국 모바일게임' 캠페인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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