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 시리즈, 시노앨리스 요코오 타로 디렉터 인터뷰 진행

[게임플] 넥슨은 오는 7월 18일 시노앨리스를 한국, 영어, 독일어 등 6개국 언어로 글로벌 출시한다. 시노앨리스는 니어 시리즈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줬던 오코요 타로 디렉터의 작품. 그 특이한 시각이 시노앨리스에도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요코오 타로 디렉터는 친숙한 고전동화를 특유의 감성으로 재해석하여 앨리스는 속박, 백설공주는 정의, 신데렐라는 비열, 빨간모자는 폭력 등 각 주인공에 고유한 키워드를 부여했다.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동화 속 주인공이 저마다의 목적을 이루고자 자신을 만든 작가 부활을 위해 싸운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어냈다.

넥슨은 오늘(30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진행한 시노앨리스 미디어 쇼케이스 이후, 요코오 타로 디렉터와 마츠오 료키 크리에이티브 플래너와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요코오 타로 디렉터는 시노앨리스, 니어 오토마타 등 자신의 작품들에 대한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했다.

특히 “어두운 세계관을 가진 작품들이 많이 등장한다”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출시 되는 바람에 제 일이 줄어드는 것 같다. 적당히 출시해달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제 작품은 결코 어두운 세계관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마츠오 료키 플래너와의 협업 과정에 대한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었다. 요코오 타로 디렉터는 “언젠가 마츠오씨한테 모든 일을 일임하고 놀면서 일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고, 이에 마츠오 료키 플래너는 “그렇다면 저도 어시스턴트를 둬서 부려먹겠다”라고 반박했다.

이 외에도 시노앨리스를 기획하게 된 계기, 니어 오토마타와의 콜라보레이션 내용 등 여러 이야기가 인터뷰에서 오갔다.

아래는 진행된 인터뷰 전문이다.  

Q: 니어오토마타와의 콜라보레이션 콘텐츠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A: (요코오 타로 디렉터/이하 요코오) 캐릭터로는 2B와 9S가 등장하며, 소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시나리오는 2B와 9S가 등장, 엄청나게 안 좋은 일이 생기고 끝나는 내용이다.

Q: 그 동안 어두운 이야기를 많이 다뤘다. 그런 이야기를 쓰는 이유가 궁금하고, 전달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

A: (요코오) 사실 어두운 이야기를 쓰는 것은 의도가 있어서는 아니고, 비즈니스적인 측면이 강하다. 스퀘어에닉스와 업무를 할 때가 많다. 파이널판타지나 드래곤퀘스트는 밝은 분위기인데, 그렇기에 나름대로의 블루오션을 찾았다. 아시아에서 나오는 게임들이 어두운 이야기가 많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Q: 모바일은 PC나 콘솔과는 달리 스토리의 비중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스토리에 중심을 둔 이유가 궁금하다.

A: (마츠오 료키/이하 마츠오) 일본에서는 GVG(길드전)가 인기가 있다. 사실 게임의 시스템을 길드전을 중심으로 만드는 것이 첫 목표였다. 하지만 좀 더 라이트한 유저들에게도 어필하기 위해 스토리를 연출했다. 이를 통해 GVG에도 빠지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사실 텍스트 자체가 처음에는 적었는데, 서비스하다 보니 축적이 되어 꽤 많아졌다. 다시 읽기 기능을 사용한다면 소설처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A: (요코오) 모바일게임에서 스킵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저도 마찬가지다. 저 자신부터가 시나리오를 읽지 않는 사람이다 보니까, 유저들이 스킵을 하더라도 볼 수 있게끔 키워드를 강조해 다 읽지 않더라도 분위기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솔직히 말하면 긴 시나리오를 쓰기 싫었다는 마음도 있었다.

Q: 캐릭터성에 대해 유저들이 호평하고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는 무엇이고, 잘 팔리는 캐릭터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A: (요코오) 다른 인터뷰에서 잘 팔리는 캐릭터라고 언급했는데, 사실 스퀘어에닉스에서 필요하다고 여러 코멘트를 줬다. 그 멘트 중 하나다. 매력적인 캐릭터는 저희가 디자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은 플레이 하는 유저들 마음 안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캐릭터를 꿈꾸기보다는 ‘이 캐릭터는 약해, 챙겨줘야 해’ 등의 마음을 유저들이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결여된 캐릭터가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Q: 어두운 세계관을 계속 그려왔다. 게임 내에서 커플 성사는 언감생심이었는데, 시노앨리스도 마찬가지인가?

A: (요코오) 한 가지 오해가 있는 게, 커플을 용서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커플에서 남성만 없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시노앨리스에서도 남성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언젠가 죽게 된다. 저 외 모든 남자는 사라졌으면 좋겠다.

A: (마츠오) 시노앨리스도 굉장히 잘생긴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요코오 디렉터가 잘생긴 캐릭터를 싫어하기 때문에, 성격이 모두 파탄이다. 왜곡된 결말을 맞이하기도 하기에 재미있게 봐주면 좋을 것 같다.

Q: 2B가 여러 게임들에 콜라보레이션으로 등장한다. 어떤 생각으로 그러는 것인지 궁금하다.

A: (요코오) 스퀘어에닉스에서 콜라보레이션 이야기를 하면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이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Q: 시노앨리스도 미디어믹스나 시리즈 확장을 계획하고 있나?

A: (마츠오) 일단 시리즈화에 대해서는 업무를 했던 흐름을 봤을 떄 스퀘어에닉스에서 하자고 하면 할 것 같다.

Q: 튜토리얼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어차피 리세마라 할거잖아’라는 대사를 하는데, 어떤 의미에 넣은 것인가?

A: (마츠오) 사실은 한국은 사정을 모르지만, 일본은 최고의 캐릭터를 뽑기 위해 초반부터 리셋을 한다. 어차피 할 거라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넣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접속 엑세스가 포화되서 일본 서버가 포화된 적이 있다.

Q: 엔딩을 준비했으나 게임이 너무 잘되는 바람에 못 보여줬다고 했다. 어떤 엔딩인지 궁금하고, 추후에는 어떻게 엔딩을 보여줄 예정인지 말해달라.

A: (요코오) 제가 사실은 굉장히 재미있는 엔딩을 만들었는데, 지금 말하면 다들 돌아갈 것 같다. 가급적 여러 유저들이 엔딩을 즐겼으면 좋겠다. 세 가지 버전(일본, 한국, 글로벌)이 있으니, 서비스 종료 시점이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어떤 지역에서 엔딩이 나올 경우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각 지역마다 엔딩을 바꾸려는 생각도 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엔딩이 어떤 것인지는 그렇기에 잘 모른다. 서비스가 엔딩에 다가가면 볼 수 있을 텐데, 그 때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갑자기 넥슨이 서비스를 종료하면 엔딩은 영원히 미궁에 빠질 것이다.

Q: 아시아에서도 어두운 세계관을 가진 게임들이 많이 등장한다. 원조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런 것들은 지켜야 한다라는 선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요코오) 모든 사람들이 어두운 세계관을 만들면 제 일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솔직히 저는 어두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생각하지 않는다. 제 관점에서 보면 여자 캐릭터와 남자 캐릭터가 주위를 다 죽이고 마지막에 키스를 하면, 엄청나게 잔혹한 짓을 저지르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다. 그런 관점에서 제 이야기는 어둡지 않다고 생각한다.

Q: 요코오 디렉터가 시노앨리스 개발과정에서 자신은 지켜보기만 했다고 하는데, 마츠오 료키가 생각하는 요코오 타로의 역할은 무엇인가?

A: (마츠오) 옆에서 투덜투덜했던 것도 있는데, 만화가와 만화가 어시스턴트와 같은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요코오씨가 큰 틀을 주면 제가 이를 그리는 식이다. 연계가 잘 되지 않던 부분을 ‘이렇게 하자’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A: (요코오) 사실 만화가가 엄청나게 잘나가면, 만화가의 직위가 높아지면서 이후에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바로 그게 제가 지향하는 이상향이다. 언젠가는 저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마츠오씨가 다 하는 때가 됐으면 좋겠다.

A: (마츠오) 그렇다면 저도 얼른 잘되어서 어시스턴트를 둬야겠다.

A: (요코오) 무한의 지옥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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