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흑인 변호사를 한 명의 백인이 붙들고, 다른 백인은 미국 국기가 달린 깃대로 그 흑인을 가격하려는 찰나를 찍은 사진. 1977년 퓰리쳐상 수상작인 'The Soililng of Old Glory'는 인종차별의 순간을 상징적으로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꼽힌다. 
 
노예제도를 두고 벌어진 미국의 남북전쟁이 1865년에 끝났다고 해서 이를 기점으로 인종차별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장 앞서 이야기한 'The Soiling of Old Glory'가 1976년에 찍힌 사진이니, 남북전쟁이 끝나고 10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도록 인종차별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FIFA가 2013년부터 'Say No To Racism'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는 것만 보더라도 여전히 인종차별이 여러 분야에서 횡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당장 최근의 사례만 살펴보더라도 내년부터 한국의 LCK에서 선수로 활동해야 할 한 외국인 선수가 한국 유저들을 두고 '원숭이'라는 표현을 한 것이 적발되어 구단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기도 했다.
 
1865년에 사라졌어야 할 관념으로부터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 한 유저들은 게임 속에 적지 않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사회 분위기와 이에 동조하는 유저들이 있음에도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닌 게임사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기업 내부에 근무하는 이들의 성향 하나하나를 알 길은 없지만, 적어도 이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물과 밟아가는 노선은 인종차별 요소를 완전히 배척하는 모습이다. 
 
게임사들이 사회정의를 구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사태를 악화시키는데 힘을 싣고 있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몇몇 게임사들은 인종차별을 적극적으로 배제하려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한다.

유비소프트는 올해 3월부터 자사에서 서비스 중인 FPS게임 레인보우식스 시즈에 새로운 '단속 기준'을 내걸었다. 인종 차별, 동성애 혐오 등 증오 발언(Hate Speech)을하는 유저를 차단하는 규정이 새롭게 만든 것이다.
 
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시민의식이 변하면서 과거에는 개의치 않았던 점들을 문제점으로 새롭게 재조명하는 현 시대상황이 게임에 반영된 사례로 꼽힌다.
 
 
비단 유비소프트의 결정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게임 내 징계 기준인 '과격한 언동'에 인종, 동성애 차별적인 표현을 포함시키고 있는 서구권 게임사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현상은 가상현실이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2014년에는 라이엇게임즈가 유저의 악성 행위를 자동 검출하고 이를 통해 계정을 제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라이엇게임즈는 악성 행위의 범주에 인종차별을 포함시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라이엇게임즈는 실제로 인종차별을 하는 유저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하는 것은 물론, 자사 MOBA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프로게이머들에게도 이와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펍지 역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프로게이머에게 동일한 이유로 징계를 내린 바 있다. APL에서 중국 팀을 상대로 당시 맥스틸과 아스트릭 소속의 한국 선수들이 차별적 발언을 하자 이들에게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제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마이크 모하임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CEO 재직 중에 공식적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2016년 5월에 스웨덴에서 열린 드림핵 하스스톤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한 흑인 선수 테런스M(TerrnceM)에 대한 비하 발언이 트위터와 트위치TV 등에 쏟아지자 공식적으로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또한 향후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시스템적으로 이를 차단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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