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신작뿐 아니라 2019년 이후의 행보도 기대하게 만들다

김한준 기자
[게임플] 지난 8일(목)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자사의 신작 라인업을 발표하기 위한 '디렉터스 컷'을 진행했다. 연말이 다가오면 자사에서 준비 중인 신작 라인업을 공개하며 이듬해 행보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일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디렉터스 컷'은 무척 인상적인 이야기의 연속이었다. 키노트 스피치에서는 리니지 IP에 대한 강력한 자신감이 나타났고, 김택진 대표는 CEO 직함이 아닌 CCO 직함을 내걸며 이번에 공개된 5종의 라인업에 얼마나 큰 공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공개된 게임들은 하나 같이 높은 완성도와 확실한 콘셉트를 드러내며 세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번 디렉터스 컷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신작에 대한 공개보다도 엔씨가 그리고 있는 청사진에 대한 실마리가 조금 드러났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와 김택진 대표가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엔씨의 입장과 PC온라인과 콘솔 플랫폼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단서가 '디렉터스 컷'이 진행되는 내내 조금씩 드러났다.
 
엔씨 관계자들은 '디렉터스 컷'에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고 있지만 모바일 플랫폼에 종속되어 있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의 만남에서 콘솔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클라우드 게이밍과 크로스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이야기도 '디렉터스 컷' 현장에서 접할 수 있었다.
 
이를 모두 종합하면 엔씨는 현재 모바일 플랫폼과 다른 플랫폼의 통합 혹은 연계를 고려 중이라 할 수 있다. 어느 플랫폼을 활용하건 엔씨의 MMORPG 월드에 접속해 다른 유저와 교류하는 환경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PC와 콘솔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이야기 역시 이런 기조에 힘을 싣는다. PC온라인게임을 개발하기에 앞서 아예 콘솔의 인터페이스를 염두에 둔 기획을 만들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로 프로젝트 TL은 이런 관점에서 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포트나이트의 성공으로 크로스 플랫폼의 위력은 시장에서 충분이 입증됐다. 이를 구현할 기술만 있다면 플랫폼의 경계를 뛰어넘는 게임을 개발하고,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거대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엔씨가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며 축적하는 모든 노하우는 더 나은 모바일게임을 만들기 위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준비 단계라고 봐도 될 듯 하다. 
 
이번 엔씨 '디렉터스 컷'은 2019년 엔씨 신작을 공개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정작 엔씨가 현장에서 공개한 것은 2019년 신작뿐만 아니라 2019년 이후의 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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