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 뒤에 있는 게임은 보이지 않는 현실

정진성 기자

[게임플] “저 분은 그냥 게임을 좋아하는 것뿐인데, 왜 저렇게 답답해 해야 하고, 말을 하지 못하는가라는 생각이었다. 왜 해리포터에 있는 볼드모트도 아닌데, 말하면 안되는 것인가?”

지난 10일 있었던 넥슨 어센던트 원의 공동 인터뷰에서 한재호 디렉터가 한 말이다. 어센던트 원이 휘말렸던 특정 사상적 문제에 대해, 답답한 마음에 한재호 디렉터가 입을 연 것이다.

다소 민감한 문제이기에 관련된 질문이 나왔지만 그저 “그렇지 않다”라는 뉘앙스로 넘어간 내용이었다.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이렇다 할 해명이 없었기에, 모든 이들이 “oo 게임이기에 거른다”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게임의 이야기로 잠깐 넘어가보자면, 어센던트 원은 잘 만든 게임이다. 아직 얼리액세스 단계이기에 부족한 점은 다수 눈에 띄지만, 충분히 다시금 손이 가는 게임이고 만약 선점 게임들이 없었다면 출시 직후 이목을 끌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게임이 ‘낙인’ 하나로 뒤에 있던 완성도가 보이지 않게 됐다. 게임이 어떤 차별점을 지니고 있는지, 개발자는 어떤 의도로 이런 요소를 만들었는지는 이미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게임에 ‘낙인’을 찍고 플레이 조차 하지 않는 유저는 수없이 많았다.

비단 위에서 언급한 게임, 사상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 게임은 고인물들만 하는 게임이야”, “과금이 아니면 할 수가 없어” 등 여러 ‘낙인’들이 존재한다. 물론 어느 정도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들이겠지만, 이런 ‘낙인’은 호기심을 갖고 접근하던 유저들도 손을 떼게 만들기도 한다.

“선동은 문장 1줄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러한 ‘낙인’도 마찬가지이다. 게임과 관련한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어있기에 많은 정보를 취득할 수 있음에도, 이러한 ‘낙인’은 한 마디의 말에서 시작된다. 앞서 언급한 어센던트 원의 ‘낙인’도 한 직원의 경솔한 발언 때문에 시작된 것이 아니던가.

해명 자체가 늦었기에 발생한 일로 볼 수도 있고,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만약 저 해명이 진실이었을 경우. 아니 진실과 거짓 여부를 떠나 게임을 뒷전으로 두고 외적인 것만 논한다면 그 동안 수고했던 개발자들의 땀과 노고, 열정은 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자신들이 만드는 게임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애착이 있었던 개발자, 관계자들일뿐이건만, ‘낙인’ 하나 때문에 그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것을 보자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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