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리그오브레전드 최강’이라 불렸던 LCK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일차까지 진행된 ‘2018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룹스테이지’에서 젠지와 아프리카 프릭스(이하 아프리카)가 2연패를 당한 것이다.

그룹스테이지 2일차에서는 플래시울브즈(FW), 퐁 부 버팔로, 프나틱, 인빅투스 게이밍(IG), 클라우드9(C9), 로얄네버기브업(RNG)이 각 1승씩을 추가했다. 젠지와 아프리카는 각각 RNG와 FW를 상대로 패배해 2패를 기록, 조 최하위로 2일차를 마감했다.

1일차 경기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와 젠지 모두 빠른 난전, 그리고 강제 이니시에이팅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두 팀 모두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다 순식간에 넥서스를 파괴당했다.

아프리카는 FW를 상대로 다소 불안한 조합을 들고 나왔다. 물론 챔피언 구성 자체만 보자면 ‘기인’ 김기인의 아칼리를 필두로 ‘투신’ 박종익의 그라가스, ‘스피릿’ 이다윤(이하 닉네임)의 울라프까지. 강제 이니시 수단과 함께 뚫을 수 있는 챔피언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FW의 조합이 너무나 탄탄했다.

FW의 조합은 그야말로 탄탄 그 자체였다. 미드에는 사이온이, 탑에는 우르곳이 자리잡았다. 바텀조차 4코어 이상일 시에 탱킹력까지 갖추게 되는 카이사와 쉔이 있었기에 어느 하나 쉽게 뚫을 곳이 보이지 않았다.

역시나 경기 초반부터 아프리카는 힘겨워 보였다. 후반을 바라보고 ‘기인’의 아칼리가 잘 성장한다면 순식간에 상대 ‘베티’의 카이사를 순식간에 녹일 수 있었겠으나, 경기 초반인 14분 ‘무진’의 날카로운 갱킹으로 아칼리가 잡힌 것이 승부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스피릿’의 울라프가 잘 성장하긴 했으나 그뿐이었다.

이후 31분경 ‘투신’의 이니시로 ‘무진’의 리신을 끊어낸 아프리카는 내셔 남작 앞에서 4:5 교전을 펼쳤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탄탄한 탱커진을 뚫을 수도 없었고, ‘베티’의 카이사를 잡아내지도 못했다. 결국 이후 40분경 내셔 남작을 허무하게 내준 아프리카는 사이온의 강제 이니시에 버티지 못한 채 경기를 내어주게 됐다.

젠지와 RNG의 경기도 마찬가지 양상으로 흘러갔다. 젠지는 탑 카밀, 미드 룰루를 선택해 ‘송곳 같은’ 플레이를 선보이고자 했다. 하지만 그런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선 ‘큐베’ 이성진의 성장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또한 시간도 많이 필요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카사’와 ‘렛미’는 지독하게도 ‘큐베’를 괴롭혔다. 물론 이후 28분경의 교전에서 ‘큐베’가 2킬을 추가로 취하며 두 개의 코어 아이템을 추가해 성장 격차를 확연히 줄여 다시금 날개를 펼칠 수 있는 상황이 되긴 했다.

하지만 ‘느리게 굴려가는 운영 메타’는 빛이 바랜지 오래라는 것을 젠지는 인지하지 못했다. ‘큐베’ 이성진이 바텀 라인을 밀며 압박하고 있던 34분경, RNG는 ‘렛미’의 사이온 궁극기로 강제 이니시를 열었다. ‘룰러’의 자야가 궁극기가 없다는 것을 노린 확실한 수였다.

당황한 ‘룰러’는 점멸이 있었음에도 효율적으로 회피하지 못했고, 젠지의 바텀 듀오는 함께 제압 당했다. 바텀 억제기를 압박하던 ‘큐베’가 텔레포트로 황급히 복귀 했지만 이미 상황은 너무 늦어버렸다. RNG의 다섯 챔피언을 젠지는 막지 못했고, RNG는 순식간에 젠지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두 팀 모두 순간적인 이니시, 그것도 똑같이 사이온의 이니시에이팅에 당했다. 1일차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속도감 있는 난전에 휘둘렸던 두 팀이건만, 2일차에서도 비슷한 상황에서 패배를 당했다.

아프리카는 우선적으로 우르곳과 카이사를 모두 FW에게 빼앗긴 것이 컸고, 자신들의 다소 안일한 픽도 패배에 한 몫 했다. 젠지도 마찬가지로 너무 후반을 바라보는 조합을 선택한 것이 패배 요인이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바뀐 메타는 눈에 띄었다. 아니 이전 대회인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리프트라이벌즈 때부터였을지도 모른다. “LCK 팀의 이런 모습을 언제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라는 해설진의 말처럼, 아프리카와 젠지는 현재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한편, KT롤스터는 오늘(12일) 1경기에서 팀 메드와, 젠지는 마지막 경기에서 C9과 맞붙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