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소, 서머너즈워 등 국산 게임으로 진행되는 글로벌 e스포츠

정진성 기자

[게임플] 지난 15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는 ‘블레이드앤소울(블소) 토너먼트 2018 월드챔피언십’이 결선과 함께 끝이 났다. 우승컵은 러시아의 블랙아웃이 들어올렸으며, 준우승은 중국의 슈퍼SDJb, 3위는 한국의 GC 부산 레드가 차지했다.

블소의 e스포츠는 해외로 퍼진지 불과 4년 밖에 되지 않았다. 이전까지는 국내에 국한된 비무제만이 치러졌고, 2014년 한중 대항전으로 해외 팀과의 대회를 처음 열었다. 이어 2015년부터 본격적인 월드챔피언십이 열리게 된 것이다.

해외에서 열리는 국내發 e스포츠는 블소 뿐만이 아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워)로 일찍이부터 SWC(서머너즈워 월드챔피언십), 서머너즈워 월드 아레나 등 해외 대회를 유럽, 미국, 아시아, 동남아 등 각 지역에서 진행해왔고 그 반응 또한 해외에서 긍정적인 편이다.

지난해 ‘블루칩’으로 떠오른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펍지도 e스포츠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여러 리그들이 개최됐다.

SWC 2018 아메리카컵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들 모두가 한가지씩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서머너즈워의 경우는 되려 해외에서는 그 게임과 리그가 잘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영향력이 낮고 배틀그라운드 리그의 경우 게임에 대한 인지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나 대회의 영향력이 낮다. 개선해야 할 사항들이 많은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국산 게임으로 e스포츠를 개최하고, 그 영향력을 해외로 확장시키려는 시도는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

그런 면에서 앞서 언급한 블소 토너먼트 결과와 같이 한국 게임으로 치러진 e스포츠에서 외국팀이 우승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 게임인데 우승을 못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냐”라는 반응을 제외하더라도 말이다. 이는 국산 게임인 블소가 해외에서 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임과 동시에, 국산 게임의 글로벌 e스포츠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현재 가장 큰 e스포츠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롤)로 진행되는 대회다. 그 규모는 점차 성장해왔는데, 가장 큰 대회인 롤드컵(월드챔피언십)의 결승전 시청자수는 2015년 3,600만 명, 2016년 4,300만 명, 2017년에는 5,760만 명으로 계속해서 늘어났다.

롤 e스포츠의 시작도 자국 리그였다. 북미, 그리고 유럽에 국한된 리그를 진행했고 이후 한국, 중국 등 총 14개국에 퍼진 것이 롤 리그이다. 국내에서도 LCK라는 이름의 리그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렸고 베트남, 터키, 남미 등의 국가에서는 아직 하위 리그에서 그 명성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롤드컵에서도 첫 시즌에는 LCS, 유럽의 프나틱이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이후에는 한번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때를 계기로 롤은 전세계로 퍼져나갔고, 리그도 함께 커져 지금의 규모와 인지도를 가지게 됐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국산 e스포츠도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비무제에 이어 월드챔피언십이 시작된 이래 블소의 우승은 항상 한국이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김신겸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고 2017년에는 GC 부산 블루가, 올해는 앞서 언급한 러시아의 블랙아웃이 우승을 차지했다.

계속해서 국내 선수, 팀이 우승하던 대회에서 해외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점차 그 게임에 대한 인식이 해외에서도 높아져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그저 즐기는 유저가 참여하는 선이 아닌, 팀 차원에서 선수들을 관리하고 각국의 리그도 더욱 활성화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블소 월드챔피언십은 지난 2017년부터는 4개국이 참여하던 대회가 9개국으로 그 범위도 넓어졌다. 점차 대회 풀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 리그의 발족, 그리고 발전은 e스포츠의 활성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앞서 언급한 컴투스의 서머너즈워도 각 지역에서의 본선을 거쳐 SWC를 치르는 만큼, 해외 리그의 중요성은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다. 배틀그라운드도 시작부터 해외를 겨냥해 e스포츠 대회를 발전, 개선시켜 나가고 있다.

도타2, 카운터스트라이크, 롤 등 여러 게임들이 처음부터 국제 e스포츠를 겨냥하고 출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 자리를 잡은 그 e스포츠들은 국제 대회가 열리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

반면, ‘블소 월드챔피언십’, ‘서머너즈워 월드챔피언십’ 등은 “우리나라 게임도 롤드컵 같은게 있나?”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국산 e스포츠도 해외로 한발씩 더 나아가고 있다. 언젠가는 국제 e스포츠 대회의 한 축으로 국산 게임이 자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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