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간 이어왔던 LCK 중계의 종료

정진성 기자

[게임플] “시~작! 하겠습니다!”

2012년부터 7년. OGN이 이어왔던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중계가 지난 8일, LCK 서머 결승전 중계를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이 날도 어김없이 전용준 캐스터의 힘찬 시작 멘트가 경기장에 메아리쳤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번 결승전이 OGN의 마지막 중계 경기였다는 것을 모른다. 관계자들 혹은 관심 있는 이들만이 그 내막을 알고 있으며, 그 외에는 그저 그리핀과 KT롤스터가 맞붙는, 결승전 내용에 그 관심이 더 쏠려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경기장 분위기는 굉장히 활기차고 뜨거웠다. 관객들의 관심사는 ‘로열로더 그리핀이냐 4년 만의 우승인 KT롤스터냐’에 집중되어 있었고, 그 열기는 경기장에 가득찼다.

물론 기자도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어떻게든 LCK 중계는 다른 창구를 이용해서라도 진행될 것이고, 그에 따라 경기를 취재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전용준 캐스터가 왜 그렇게나 경기장을 서성였는지, 오프닝 멘트 시작 전에는 그답지 않게 왜 그리도 긴장한 모습이었는지가 사뭇 이해가 됐다.

결승전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여러 좋은 시도들이 있었으나 다소 아쉬웠던 스포티비게임즈의 지난 스프링 시즌 중계와는 달리, 7년 간의 노하우가 쌓인 OGN의 중계는 더할 나위가 없었다. 경기 시간 동안 해설진과 관객들은 서로 소통했고, 경기 시간 이외의 시간에는 선수 인터뷰, 짤막한 코너들이 적절하게 배분됐다.

OGN은 LCK의 개막과 함께 해왔다. 총 2,374 경기, 약 1,460시간을 중계했으며 아주부 프로스트, SKT T1 등 여러 팀의 성공과도 함께 했다. 이번 결승전에서는 선수 생활 7년 만에 첫 우승을 거둔 ‘스코어’ 고동빈이 있었기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이 마지막에 생겨났다.

‘스코어’ 고동빈은 승리팀 인터뷰에서 “OGN이 주관하는 마지막 LCK 경기라고 알고 있다”며, “프로 생활 시작을 OGN과 함께 했는데, 이번 마지막 경기에서 첫 우승을 할 수 있어서 매우 뜻 깊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LCK 경기는 라이엇게임즈의 자체 제작으로 바뀐다. 물론 자사 게임의 리그를 가져가는 것이기에 문제는 없지만, 게임 방송사들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리그의 시작을 봤고, 그 성공을 목도 했건만 이제는 그것을 놓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제시된 바가 없다. 제작을 라이엇게임즈에서 하더라도 중계 창구는 OGN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본 기자를 포함, 대다수 관계자들은 제작, 송출 방식, 경기장까지 모두 바뀌기에 중계 창구의 변경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OGN에서 방영된 LCK 서머 스플릿 결승 엔딩 ‘End of an Era’에서 전용준 캐스터는 “50대에도 꼭 LCK를 중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해설진도 바뀔 가능성이 있기에, 그날의 전용준 캐스터가 다소 울적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다음 시즌부터의 LCK는 어떻게 될까? 개인적으로는 “시~작! 하겠습니다!”라고 외치는 목소리를 내년에도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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