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나이트 PC방 사업 제휴 후 잠잠한 행보

[게임플] 한 게임이 PC방 사업에 끼치는 영향은 꽤나 큰 편이다. 일례로 한국은 IMF 이후 달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모를 만큼 스타크래프트와 PC방 사업이 공생을 하며 자라났다. 바통을 이어받아 현재의 PC방은 리그오브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로 뜨거운 상태다. 그와 더불어 각 제휴 사업자들은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으려 각종 이벤트, 행사에 매진하고 있다.

PC방 사업의 경우 게임의 활성화에 따라 게임사와 PC방 사업주 모두에게 수익이 따라 오기에, 서비스하는 게임의 홍보는 필수적이다. 무료 게임은 게임사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없어 PC방 사업주가 받는 부담이 적고, 유료 게임은 각 게임이나 게임사에 따라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있지만 PC방을 찾는 이가 많다면 업주들이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 PC방 서비스를 하는 게임사들은 패키지나 종량제 형식으로 사업주들에게 게임을 제공해 수익을 창출한다.

지난 1월 23일엔 포트나이트라는 게임이 국내에 서비스됐다. 포트나이트는 에픽게임즈가 개발, 서비스하는 배틀로얄 장르를 포함한 게임으로 현재 1위를 달리는 배틀그라운드의 아성에 도전하는 게임이다.

최근 포트나이트는 글로벌 동시접속자 340만 명을 돌파. 누적 이용자만 4천만 명을 넘겨 ‘슈퍼루키’가 됐다. 눈에 띄는 게임은 PC방 서비스 사업에 있어 좋은 ‘먹거리’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 때문에, 포트나이트 PC방 서비스 계약을 누가 하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이런 포트나이트의 PC방 사업 계약을 국내 게임사인 네오위즈게임즈(이하 네오위즈)가 맡았다. 최근 네오위즈는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블랙스쿼드까지 국내 서비스 종료를 발표해, 자사의 PC방 사업에 큰 공백이 생겼다. 이른바 배수의 진을 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와중에 들어온 포트나이트는 그야말로 네오위즈에게 황금 동아줄이 됐다.

하지만 제휴 발표 이후의 네오위즈 행보는 조금 의아스럽다. 네오위즈는 포트나이트 홍보의 일환으로 지난 1월 26일 400여 명의 임직원이 PC방을 찾아가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PC방에 포트나이트를 설치하고 플레이하며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 홍보를 하는 이벤트였는데, 사실 크게 영향력 있는 행사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

PC방에서 포트나이트 프로모션 인증샷을 남긴 네오위즈 임직원들

현시대가 SNS를 기반으로 한 소식 전달이 활발하다고는 하지만, 일반 유저들에게 생소한 인사가 SNS에 모니터와 함께 사진을 찍는다고 해서 홍보가 될지 의문인 것이다. ‘영세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에서 야채를 구입했다’정도의 영향력과 다를 바가 없다.

온라인상으로도 ‘포트나이트의 PC방 제휴를 맡았습니다’라는 내용의 보도자료 송부가 전부고, 별다른 이벤트나 프로모션은 진행치 않고 있다. 포트나이트가 지난 1월 말 오픈된 이후 아직까지 순항 중이라지만, 네오위즈의 PC방 서비스는 4월부터기에 그 기간이 조금은 남았다. 여기서 문제는 만약 포트나이트가 얼마 지나지 않아 하락세로 접어든다면, 네오위즈는 포트나이트의 PC방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전에 꼬꾸라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PC방 이용자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배틀그라운드는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여러 프로모션, 이벤트를 시행해 이용자들을 끌어모았다. 카카오게임즈는 PC방에서 배틀그라운드의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때문에 PC방 사업자들이 쏠쏠한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PC방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자 무료 프로모션을 연장했다”며, “유료화 2주 전에 별도로 공지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에 비하면 포트나이트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에픽게임즈가 행하는 홍보도 필요하겠지만 네오위즈가 PC방 제휴를 맡은 이상 PC방과 관련한 프로모션만큼은 맡는 게 인지상정이다.

배틀그라운드처럼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한 획을 그은 것이 아닌, ‘도전자’로 공략하는 입장인 이상 네오위즈의 적극적인 ‘페이스메이커’ 역할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논의가 오가고 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앞으로 남은 기간 계속해서 뚜렷한 행보가 보이지 않는다면 PC방 사업주와 네오위즈, 에픽게임즈 모두 손해를 보는 상황이 오게 된다.

만약 포트나이트가 뜨기도 전에 저무는 해로 분류 된다면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것은 자명하다. PC방 사업주 중 어느 누가 부진한 게임을 구매 하려 하겠는가. 주류 게임이 빠진 네오위즈가 포트나이트의 이름값에만 기대면 안되는 이유다.   

네오위즈의 포트나이트 PC방 서비스는 오는 4월부터 시작된다. 2달 남짓 남은 시간 동안 네오위즈가 포트나이트 홍보를 위해 어떤 행보를 취할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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