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와 핵 유저, 핵 개발사의 소모전에 유저들만 대거 이탈, 해답은 정녕 없는가

배틀 그라운드

‘배틀 그라운드’와 ‘오버워치’는 공통점이 있다. 단기간에 엄청난 흥행을 거뒀다는 점과 핵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상황이 두 게임의 흥행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점도 같다.

핵으로 불리는 ‘치팅 프로그램’ 문제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PC 게임이 온라인 게임으로 진화하고 대결해서 승리하는 방식의 게임들이 성공을 거둘 때마다 어김 없이 등장했다. 대 부분의 게임 회사들은 이 문제를 겪었고, 오랜 시간 핵과의 전쟁을 진행 중이다.

핵을 쓰는 유저는 이기고 싶다는 욕구, 더 빨리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핵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정당한 실력으로 이기는 것이 어려울 수록 더 그렇다.

개발사는 매번 핵을 막기 위한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 손실을 경험한다. 게임으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응팀 구축과 운영, 적발 인력 충원 등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피해는 정당히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돌아간다. 배틀 그라운드도 그랬고 오버워치도 그랬다. 일부 개발사의 대응이 늦장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만큼 교묘해진 핵 프로그램 사용자를 막을 방법이 쉽지 않다.

문제는 핵을 쓰고 싶은 유저와 이를 막는 개발사의 싸움의 승자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바로 핵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다. 작년 핵 프로그램을 제작해 1억4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일당이 입건 되기도 했지만 아직도 음지에서 활동 중인 핵 개발자는 수도 없이 많다.

중국 쪽 실상은 더 심하다.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생산되는 핵 프로그램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고, 거의 매주 새로운 버전이 등장, 개발사의 업데이트 및 핵 대응 일정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

지난 달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중국산 핵-오토에 대한 강력한 정부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만 국내에서 약 1천4백곳의 불법프로그램 판매처가 적발돼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정부의 감시망 밖인 해외에서 제작되는 프로그램은 제재하기가 어렵다.

그럼 정령 핵과의 전쟁은 승리할 수 없는 것일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부 자체의 대응은 필수다. 중국 정부와 연계해 게임의 수익을 저해하는 불법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공동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유저들 역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핵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심리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게임을 즐겨야 할 이유도 없다. 다른 유저들에게 피해를 주는 과정을 즐긴다는 건 범죄자의 심리와 같다. 

스스로도 이 행위 자체가 불법적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핵 프로그램 사용은 대 부분 약관에서 부정 행위, 불법적인 시도, 개발사의 저작권 및 수익을 침해하는 요소로 지적하고 심하면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마지막은 개발사의 단호한 대응이다. 물론 핵 프로그램 사용자도 유저라는 점에서 ‘막무가내’식의 재제는 가할 수 없지만 게임을 즐기는 선의의 유저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선에서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비소프트의 ‘레인보우 식스: 시즈’는 초반 엄청난 핵 프로그램 사용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게임의 존폐 위기까지 몰렸지만 이를 극복했고 지금은 순항 중에 있다. 그들은 적극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 전문적인 대응을 이끌어냈다.

핵 프로그램과의 전쟁은 끝 없는 싸움이지만 정부-개발사, 유저들의 대응이 이루어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게임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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