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다툼은 이전보다 더욱 치열하게 진행 중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 순위에서 중국산 게임의 모습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이런 경향은 특히 '인기게임'의 기준으로 흔히 꼽는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상위 20위 이내에서 두드러져 눈길을 끈다.

금일(24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카테고리 최고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유난히 국산 게임의 이름이 많이 눈에 띈다. 외산 게임의 비중이 높아지며 국산 게임의 자생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지난 몇년 간 꾸준하게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특히 외산 게임 중에서도 중국산 게임의 비중 축소는 더욱 눈에 띈다. 지난 연말 돌풍을 몰고 왔던 소녀전선이 10위, '고퀄리티 중국산 게임'으로 이름을 알렸던 붕괴3rd는 15위를 차지했으며, 대항해의길이 17위를 기록했다. 10위권 안에는 단 한 게임, 20위권으로 범위를 넓혀도 단 세 개의 중국산 게임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산 게임의 한국 시장 진출은 무척 활발했고, 그 성과도 인상적이었다. 2016년에는 천명, 구음진경 등의 게임이 성과를 거뒀고, 2017년에는 이 보다 더 많은 반지, 여명, 의천도룡기, 펜타스톰, 로스트테일, 파이널 삼국지 등이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를 장식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한국 게임이 설 자리가 없다는 말이 엄살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매출 상위권에서 중국산 게임의 모습이 사라진 것은 중국산 게임의 부진이라기 보다는 국산 게임들의 매출 성과가 더욱 컸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은 여전히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게임이며, 모두의 마블과 세븐나이츠는 상위권에 올라 있는 것이 당연하게 보이는 스테디셀러다. 

여기에 테라M, 오버히트, 액스 등의 게임도 꾸준히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TOP10 만큼은 국산 게임이 장악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이들 게임들은 공통적으로 중국 게임에 비해 우수한 그래픽과 즉각적인 운영을 강조하고 있는 게임들이다. 

하지만 중국산 게임의 국내 시장 잠식은 이제 끝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TOP20위 순위만 보면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겠지만, 20위 미만 순위에서는 여전히 중국 게임들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21위~35위 구간에는 8개의 중국산 게임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형국은 중소게임사에게는 더욱 부담스럽게 여겨진다. 규모의 경쟁이 필수적인 매출순위 상위권은 대형 게임사가 자리하고 있어서 중소게임사는 그 바로 밑 단계를 노리고 마케팅을 펼쳐야 하는데, 이 자리에 중국산 게임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얼핏 봐서는 한국산 게임이 중국산 게임을 밀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게임 시장의 저변 확대에 필수적인 '중위권' 경쟁에선 중국산 게임이 한국산 게임을 완전히 밀어냈다 할 수 있다.

수면 위에서는 한국산 게임의 위상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수면 밑에서는 여전히 치열하게 중국산 게임과 한국 게임사의 경쟁이 펼쳐지는 것이 2018년 현재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실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중국산 게임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는 법을 체득했다. 대부분의 시선이 매출 순위 상위권에 머물기 때문에 얼핏 보면 중국 모바일게임의 한국시장 공략은 멈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하고, "하지만 여전히 중소게임사들은 중위권 경쟁을 위해 중국산 게임과 치열한 경합을 펼치고 있다. 또한 올해 중국산 게임 출시가 예정된 것들이 적지 않다. 중위권은 물론 상위권 경쟁 구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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