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흑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을까

지난 12월 7일부터 공개서비스에 돌입한 넥슨의 온라인 레이싱게임 니드포스피드 엣지(이하 니드포 엣지)가 출시 초반부터 긍정적인 흐름을 타고 있다. 오랜만의 온라인게임 신작이라는 점과 한동안 명맥이 끊어지는 듯 했던 레이싱 장르 게임의 선전이라는 점은 니드포 엣지의 이러한 성과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지금껏 출시된 레이싱 온라인게임 중 가장 뛰어난 시각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점, 인기 IP를 활용해 출시 이전부터 높은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은 니드포 엣지의 초반 행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유저들이 다양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다채로운 게임모드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보통 레이싱게임이라 하면 시작점에서 도착점까지 빠르게 달려서 순위를 정하는 것을 토대로 '다른 유저와의 속도경쟁'에 주안점을 두기 마련이다. 여기에 마리오카트와 카트라이더가 선례를 남긴 것처럼 아이템을 사용하는 모드가 추가되는 것 정도로 게임에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니드포 엣지 역시 대전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여느 온라인 레이싱게임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여러 가지 게임모드를 갖추며 유저들이 다양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특히 '챌린지' 모드 등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모드를 갖춘 점도 눈길을 끈다. 경쟁을 중시하는 장르임에도 '경쟁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이들'까지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니드포 엣지의 출시 전과 초기 테스트 단계에 유저 사이에서 일던 '그래픽 좋은 카트라이더'라는 비판을 쏙 들어가게 만들었다. 또한 기존 온라인 레이싱게임과의 차별화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됐다. 물론 추격전 같은 모드는 니드포스피드 핫 퍼수트 때부터 이어져 온 시리즈의 아이덴티티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국내 온라인게임 유저들에게는 새로운 것임에 틀림 없다.

재미있는 것은 니드포 엣지의 이런 점에서 서든어택2가 비춰보인다는 것이다. 이들 두 게임은 출시 이전부터 똑같은 지적을 받았으나 대처하는 법이 아예 달랐고, 게임이 거둔 성과 역시 전혀 다른 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든어택2는 의식적으로 서든어택과 동일한 느낌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전작을 즐긴 이들이 똑같은 느낌으로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탄착군 형성과 피격 모션의 1프레임까지 똑같이 개발한 것이 서든어택2였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 설정은 유저들의 니즈와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었으며, 그 결과 서든어택2는 자신들이 설정한 예상 목표에 한참 미달하는 성적을 거두고 말았다.

넥슨은 니드포 엣지에 이와는 전혀 다른 길을 택했다. 이 게임은 카트라이더를 즐기던 이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니드포 엣지만의 '주행 정체성'을 찾기 위해 다분한 노력을 기울인 게임이다. 게임을 한 번이라도 즐겨본 이들이 '카트라이더 스킨 버전'이라는 비아냥을 더 이상 하지 못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하고 긍정적인 흐름을 타고 있는 게임을 '흑역사'에 비유하는 것은 서비스 주체에게는 다소 껄끄럽게 여겨질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 서든어택2의 아픈 기억은 니드포 엣지 서비스에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저들은 늘 새로운 것을 원한다'는 진리를 뼈저리게 경험한 넥슨이기에 니드포 엣지의 서비스가 진행될 수록 기존에 없던 더욱 새로운 요소를 연구할 공산도 크다.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대폭 강화했다는 점도 이러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로 풀이된다.

'모두가 대결을 즐기는 게임'이 아닌 '혼자서도 즐기는 온라인 레이싱게임'의 가치도 높일 수 있을까? 또 넥슨은 '흑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았을까? 니드포 엣지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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